머리말 5
1부. 시학과 형이상학의 원초적 정신분석 13
1장. 바슐라르의 정신분석, 상상력과 무의식(홍명희 15
2장. 베르그송, 지속과 무의식(조현수 45
2부. 현상학과 정신분석 87
3장.?사르트르와 실존적 정신분석(지영래 89
4장.?메를로퐁티와 살의 정신분석(신인섭 127
5장.?레비나스의 자아론과 정신분석(김상록 163
6장.?미셸 앙리, 코기토와 무의식(이은정 203
7장.?앙리 말디네의 현존재분석과 프로이트(신인섭 241
8장. 리쾨르와 프로이트: 해석학과 정신분석(윤성우 285
3부. 포스트구조주의와 정신분석 327
9장. 리오타르, 포스트모던 철학과 정신분석(이철우 329
10장. 들뢰즈와 과타리의 오이디푸스 유형학(성기현 367
11장. 푸코와 정신분석: 섹슈얼리티를 넘어서(이상길 401
12장. 데리다와 정신분석: 저항의 리듬(강우성 443
4부. 정신분석의 독창적 바리에테 483
13장. 바타유의 정신분석 사용법(차지연 485
14장.?바르트의 정신분석학적 어휘(한석현 525
15장. 지라르, 모방이론과 새로운 심리학(김진식 567
16장.?바디우와 정신분석, 진리와 주체로 본 사랑(홍기숙 601
수록글 출처 629
참고문헌 631
지은이 소개 654
무의식은 정신에 머물지 않는다
그것은 시간이자 우주이다
흔히 무의식은 의식이 억압한 욕망들로 이해된다. 의식은 어떤 심리적 표상을 억압하여 자신의 영역 밖으로 추방하는데 이로 인하여 무의식이 발생하는 것이다. 따라서 프로이트의 무의식은 철저히 개인의 차원에 속해 있으며, 어린 시절에 억압당한 성적 욕망이라는 키워드로 이해된다. 그런데 베르그송에게 무의식은 이와는 조금 다른 의미를 띤다.
얼핏 보면 베르그송이 말하는 ‘기억’과 ‘지속’ 역시 무의식과 다르지 않다. 우리는 언제나 지속되는 시간 속에 있고, 지나온 시간은 그 자체로 거대한 기억이 된다. 그리고 이 기억은 우리와 단절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현재에 영향을 준다. 하지만 기억 속 모든 장면들을 의식에 남겨 둘 순 없다. 때문에 생존에 도움이 되는 소수의 순간들만 남고, 대부분의 순간들은 의식에 의해 적극적으로 배제되어 어두운 저편으로 사라진다.
여기까지는 베르그송과 프로이트의 차이를 찾기 힘들지만, 이후에 더욱 극적인 변화가 일어난다. 베르그송에게 기억은 개인의 기억이 아니라 우주의 기억이다. 그러니까 나에게 영향을 미치는 건 나의 기억만이 아니라, 전 우주가 이제까지 살아온 시간인 것이다. 우주의 탄생이 있다면 그때부터 시작된 시간의 흐름은 내가 지금 경험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한 번도 끊어지지 않고 이어졌을 것이다. 이에 따라 나의 현재 속에 보존되어 들어오는 과거는 우주의 모든 과거를 포함하게 된다. 무의식은 단지 억압된 개인의 욕망에 차원에 머물지 않으며, 단절 없이 이어진 시간의 지속이라는 개념까지 확장된다. 환자의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해 사용되었던 프로이트의 무의식 개념이 시간이라는 거대 담론으로 확장되는 순간이다.
억압당하고 억압하는 오이디푸스
어디에도 없고 어디에나 있는 오이디푸스
아버지를 살해하고 어머니와 관계를 맺었던 오이디푸스. 그에 관한 이론은 무의식의 형성 과정을 가부장적 가족모델로 해명하려는 시도이며, 흔히 정신분석가들에 의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