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주년 기념판에 부치는 서문 | 풍경이 가르쳐준 것
감사의 말
1부 먼지, 미래를 지우다: 네바다 핵실험장
사방팔방으로
양초로 달려드는 나방처럼
만우절
나무들
리제 마이트너의 보행 신발
골든아워와 아이언 카운티
루비 밸리와 목장
전쟁
거북과 나란한 속도로
2부 물, 과거를 망각하다: 요세미티 국립공원
무지개
구경꾼들
풍경에 액자 씌우기
사라지는 (잔존하는
정원에 피어오른 불
뱀의 이름
자비의 강으로
새비지의 무덤
원점으로
1999년판에 부치는 후기
참고 문헌
주
장소를 역사적, 정치적으로 읽는 지적이고도 참여적인 작업
솔닛은 이 책을 통해 인간 중심적, 발전 중심적 세계관에서 벗어나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재정립하도록 돕는 사유를 펼친다. 네바다 핵실험장에서 일어난 반핵운동을 따라 전개되는 1부에서 솔닛은 일종의 ‘식민지’로서 미 서부의 역사를 발견한다. 이 문제의식을 확장하고자 솔닛이 찾은 곳은 (핵실험장과는 달리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이는 장소, 요세미티 국립공원이다. 요세미티를 다루는 2부에서는 ‘신대륙 발견’의 시대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침략자들이 서부라는 땅을 대해온 방식을 더 깊이 파고들고, 그럼으로써 우리가 현재 장소와 맺고 있는 관계를 성찰하도록 이끈다.
면적이 3500제곱킬로미터에 달하는 네바다 핵실험장이 위치한 지역은 사람이 거의 살지 않는 장소, 그러므로 가치 없는 땅으로 여겨졌다. 1950년대 미국 정부가 이 지역에서 땅과 사람에게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핵실험을 전개할 수 있었던 데도 이런 사정이 작용했다. 그러나 솔닛은 이 땅에 오래전부터 살아온 사람들, 즉 원주민 쇼쇼니족이 있었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여전히 땅을 지키기 위해 싸우고 있는 이들의 목소리를 담아낸다. 미 서부는 흔히 황야, 발견과 개척을 기다리는 땅, 아직 도래하지 않은 미래를 상징하는 장소로 여겨졌고, 그렇기에 유럽계 이민자들의 식민지가 되었지만, 침략자들이 도착하기 전에도 이미 땅과 사람은 오랜 시간을 그곳에서 살아왔다. 이런 대항서사의 발굴은 핵실험(그리고 원자폭탄의 발명이라는 행위를 가능케 했던 세계관의 탐색으로까지 이어진다. 이는 인간, 특히 서구인들의 자연관에 핵심인 두 가지 시각을 바탕으로 하는데, 자연을 목가적 이상향으로 보는 태도인 아르카디아주의와, 반대로 합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는 유토피아주의가 그것이다. 소로부터 물리학자들까지 이런 세계관이 실제로 구체적인 땅에 구현되어온 흐름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문화가 우리가 살아가는 장소에 끼치는 영향을 이해하게 된다.
솔닛 스스로 “네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