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주국방의 염원은 참으로 절실한 현실적인 문제이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몇 대의 전차, 몇 대의 전투기를 더 보유하게 되었다거나, 그러한 무기들을 우리의 손으로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해서 곧 국방의 자주화가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이러한 요건들은 자주국방을 다지는 데 있어 필수불가결한 사항이지만, 이것이 곧 충분의 요건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바로 인간이다. 아무리 성능이 우수한 무기라 할지라도 그 무기를 다루는 주체는 인간이며, 따라서 전쟁도 결국은 인간과 인간의 대결인 것이다. 궁극적으로 중요한 열쇠는 인간의 지력, 체력, 창조적 사고력, 의지력 그리고 조국과 민족에 대한 확고한 가치관 등이라 할 것이다.
능력 있는 군인의 양성을 그 목표로 하고, 이를 위해 인간으로서의 전인교육과 더불어 군인으로서의 현실성과 실용성을 갖춘 전문교육이 필요하다. 이에 따라 저자들은 지난 시간의 교육 경험을 바탕으로 군인 교육 목표에 부합되는 전용교과서 편찬계획을 수립하였고 꾸준히 노력하였다. 이 책은 그 노력의 일환이다.
한국전쟁은 외적으로는 냉전 상황의 기형적인 부산물이었고, 내적으로는 같은 민족끼리 피 흘린 민족상잔의 비극이다. 우리는 6ㆍ25 전란을 통하여 다시는 민족상잔의 비극이 일어나서는 안 되며, 또한 자주국방의 절실함을 뼈저리게 깨닫는 역사적 경험을 얻었다. 1981년에 초간된 본서는 이러한 교훈을 거울삼아 한국전쟁에 나타난 전례를 연대기적으로 단순하게 나열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실적 상황에 알맞은 자주적인 전략·전술 이론의 개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주체적인 교리의 정립에 기조를 두고 서술하였다. 특히, 주요 전례를 총망라하여 부도와 해설을 병행시킴으로써 전쟁사 교육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고자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