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1부 촘촘 정육각형 집
봄길|얼음이 떠난 까닭|매운 집에서|가르릉 줄 크르릉 줄|참 좋은 깜빡|약삭빠른 생쥐?|촘촘 정육각형 집|딱 한 마리만|눈치 100단|와글바글 식당|가을을 감는다|어깨가 으쓱|끄떡없다|까치 요놈!
2부 신발들이 시끌시끌
도마의 등|구슬들|녹슨 자물쇠|빨래들이 야호|아아 아 아아|대단한 책임감|신발들이 시끌시끌|비 오는 날 유리창은|그 집|춤추는 모자|독도에 간 태극기들|피아노 속에 사는 새들|시간을 자르는 가위|이제 끝|쉬고 싶은 글자들
3부 봄 햇살 한 스푼
봄 햇살 한 스푼|벚나무 공장|먼 길 가려고|기다란 꽁지|메꽃 탈출|신경도 안 써|초록 불꽃|산이 놀러 오면|별똥|뾰쪽한 까닭|마주 보기|바다 엄마|언제 끝나지?|겨울의 가방|주남저수지
4부 곰이 나타났다
벌레가 번쩍|쥐방울만한 애호박|곰이 나타났다|눈, 코, 귀는|뽀오옹|불공평한 마법사|뻥튀기|손이 하는 말|진짜 친구|개학 날 아침|양파|농부 아저씨 입원한 후|모퉁이 가겟집|고민하는 하느님
눈길 닿는 것 무엇이든 한 그릇의 맛있는 동시로 담아내다
『와글바글 식당』의 주방장인 시인은 재료를 가리지 않는다. 무엇이든 눈에 들어온 것이면 제 앞으로 가져와 살살 어루만져 한 그릇의 맛있는 동시로 만들어 낸다. 첫 번째 재료는 ‘노랑나비’다. “좁다란 골목에” 들어온 “노랑나비 한 마리”를 좇다 보니, 어느새 눈앞에 봄이 펼쳐진다. 팔랑팔랑 그 작은 날개로 환한 봄을 가져왔다. 노랑나비의 움직임을 따라 봄이 그려진다(「봄길」. 노랑나비 혼자 봄을 가져온 것은 아니다. 시인은 냇물에서 봄을 데려온 물고기를 발견한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냇물에는 아직 얼음이 버티고 있었다. “봄바람이 사르르 달래”도 “미적미적하”던 얼음이 어느새 자취를 감추고, 그 자리에 물고기들이 뛰놀고 있다. “물 골목으로 기지개 켜며 나오는 물고기들 하도 예뻐서” 얼음이 “깨끗이 마음 접고 뒷걸음”을 쳐 준 것이라 말하는 시인의 마음이 봄처럼 따스하다(「얼음이 떠난 까닭」.
지하철에서도 시인은 동시의 재료를 찾아낸다. 덜컹거리는 소리 속에서 신발들의 목소리를 듣는다. 똑같이 맞춰 신은 커플 신발은 데이트를 갈 거라며 설레하고, 축구화는 뻥뻥 공을 찰 거라며 신나 있다. “지하철 안이 시끄러운 것은 신발, 신발들 때문이라며” 독자에게 신발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라 눈짓한다(「신발들이 시끌시끌」. 어두운 밤 창문에 어른거리는 산 그림자를 가져와 시인은 마음이 흐뭇해지는 동시는 짓는다. 사람들이 무얼 하는지 궁금한 산이 놀려온 거라고, 그러니 “산이 시무룩해”지지 않게 “도란도란 이야기보따리 풀고 웃음꽃 맘껏 피워” 달라고 부탁하면서 말이다(「산이 놀러 오면」.
시인의 시선은 동물, 사물, 자연을 고루 둘러보고, 이내 우리들 마음을 들여다본다. 개학 날 아침 이불로 몸을 친친 감으며 침대에서 누워 있는 아이. 실은 “침대에 꽉 눌러앉은 겨울 방학이” 학교 가지 말라고 “끈질기게 꼬드”기는 거라 한다. 자신의 의지가 아니라고, 겨울 방학이 붙잡는 거라는 말에 공감이 가지 않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