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장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 ―태양계의 체계화와 세계의 일원화
1. 천문학자 코페르니쿠스의 생애와 배경
2. 코페르니쿠스 개혁을 끌어낸 것
3. 행성계의 조화와 질서
4. 분점의 세차와 1년의 정의를 둘러싸고
5. 등화점(이퀀트을 둘러싸고
6. 소주전원 모델의 도입
7. 코페르니쿠스의 궤도 결정
8. 행성 이론적 측면에서 본 코페르니쿠스 개혁의 실상
9. 이원적 세계와 그 해체
10. 코페르니쿠스 지동설의 난항
11. 코페르니쿠스의 자연학
제6장 초기 코페르니쿠스주의자들 ―레티쿠스, 가서, 겜마
1. 레티쿠스와 페트레이우스
2. 레티쿠스의 『제1해설』
3. 우주의 크기를 둘러싸고
4. 아킬레스 가서
5. 겜마 프리시우스
6. 경도결정법을 둘러싸고
7. 삼각측량과 겜마의 학문 방법
8. 『회전론』 출판 전후
9. 코페르니쿠스의 이론으로 경도되다
10. 학문 간의 서열을 둘러싸고
제7장 불가지론과 상대론 ―오시안더와 루터
1. 『회전론』의 익명의 서문 「독자에게」
2. 「독자에게」를 둘러싸고
3. 안드레아스 오시안더
4. 상대성과 불가지론
5. 종말론과 연대학
6. 루터와 코페르니쿠스
7. 루터의 과학과 신학
제8장 종교개혁과 수학적 천문학의 발전 ―멜란히톤 서클
1. 종교개혁과 대학개혁
2. 멜란히톤의 교육개혁
3. 멜란히톤과 천문학 교육
4. 멜란히톤 개혁과 수학 교육
5. 독일 점성술의 번성
6. 멜란히톤과 점성술
7. 멜란히톤과 코페르니쿠스
8. 에라스무스 라인홀트
9. 포이처와 그 제자들
10. ‘비텐베르크 해석’을 둘러싸고
부록 B 코페르니쿠스 『회전론』의 행성 궤도
주
서유럽 정신세계의 급변, 16세기 과학과 세계관의 역사
코페르니쿠스의 지동설 제창 그리고 상극적인 우주론들
일찍이 유럽에서 천문학과 우주론이 공존했던 것은, 프톨레마이오스가 그리는 수학적 천문학이 자연학적 우주론에 종속했고 그 큰 틀로서 아리스토텔레스가 논한 이원적 세계로 수렴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 이론은 지금까지의 우주론과 천문학이 유지했던 상하관계에 전환을 강요할 터였다. 『과학혁명과 세계관의 전환』 제2권에서는 코페르니쿠스가 일으킨 지동설이 등장한 이래 상극적인 우주론들이 나타난 유럽의 16세기, 즉 이원론에서 일원론으로 세계관이 이행해 가는 과도기라고 할 수 있는 시기의 과학 발전상 및 세계관의 역사를 논의한다.
코페르니쿠스가 유럽의 세계관에 던진 화두와 한계
코페르니쿠스는 지동설을 표명하여 지구 중심의 세계상에서 태양 중심의 세계상으로 전환한 점뿐 아니라 지구를 행성 대열에 포함시킴으로써 태양계를 체계화하고 세계의 일원화 개념을 정립한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는다. 요컨대 지동설은 그때까지 아리스토텔레스 자연학과 우주론 전체의 기본적인 틀, 즉 지상세계와 천상세계가 다른 종류의 물질로 이루어졌으며 서로 다른 법칙의 지배를 받는다는 전제에 근본적으로 저촉되었다. 따라서 천문학이 지동설을 올바른 태양계상으로 주장한 것은 하위에 있던 수학적 천문학이 상위에 있던 철학적 자연학의 원리를 부정하는 일이었으며, 학문의 서열을 전도해 버린 사건이었다. 동시에 무겁고 비활성적이라고 여겨졌던 지구를 운동하게 하는 자연학적 원인이 무엇인가라는, 전적으로 새로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코페르니쿠스 자신은 이러한 의의를 충분히 알지 못했다. 실제로 코페르니쿠스 일생의 대작으로 1543년 출판된 『천구의 회전에 관하여』(이하 『회전론』는 천문학의 전환점에 위치하기는 했지만, 예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던 자연학의 개념으로 기술되었다. 이러한 한계를 넘은 것이 첫 번째로 16세기 후반 크리스토프 로스먼과 티코 브라헤가 주장한 강체천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