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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아무튼, 드럼 : 나의 현생을 한 번에 꺼줄 스위치를 찾아다녔다 - 아무튼 시리즈 54
저자 손정승
출판사 위고
출판일 2022-12-10
정가 12,000원
ISBN 9791186602904
수량
아침 드럼
우리 이거 얼른 들어볼까요
생활음악인
떨림의 연속
한 곡 떼기
닳기를 바라는 마음
수작업 악보
클럽 1열 관람기
본업이 아닌 자들의 자유
어른이 되어 좋은 것들
드럼 아니고 드럼세트
하림상과 도라무
생각보다 여려요
여성 드러머
모십니다, 밴드원
불이 켜진 그곳
_‘이제 음악이 입체적으로 들리겠어요’

첫날 스틱 잡는 법을 배우고 스네어드럼을 내려치던 순간, 스틱 끝에서 손으로 올라오는 떨림은 태어나 처음 느끼는 감각이었다. 어릴 때 방방을 타다가 땅을 디뎠을 때처럼 이상하게 기분이 좋았다. 현실에서 살짝 붕 뜬 기분으로 레슨실을 성실히 오가는 사이, 스틱을 내려칠 때 전해오는 섬세한 떨림에, 베이스드럼의 페달을 밟을 때마다 발끝에서부터 올라오는 묵직한 울림에, 별빛이 부서지듯 청량한 심벌 소리에 점점 몸과 마음을 빼앗겼다.

드럼을 배우기 전까지 음악을 좋아한다는 건 그저 반복적으로 많이 듣기라고 생각했는데 드럼을 배우기 시작하면서는 ‘이 곡을 연주해볼 수 있을까?’를 고민하게 되었다. 오랜 시간 가사에만 기울였던 귀를 드럼 소리가 나는 쪽으로 돌렸다. 곡에 스민 드럼 소리를 열심히 찾고 음악을 듣는 시간이 아주 많이 늘었다.

_드럼을 통해 나의 세계가 다시 한번 크게 확장되었다

음악이 입체적으로 들리기 시작하면서, 음악의 언어에 대한 감각도 늘어갔다. 땡스북스 한편에 진열돼 있던 음반들을 다시 꺼내 보고, 드림팝, 슈게이징, 얼터너티브락, 사이키델릭팝 등 몇 번을 읽어도 물음표가 가시지 않아 감으로 때려 맞히던 음반 소개 내용들을 드럼을 배우고 나서야 이해하기 시작했다. 땡스북스 음반 진열장에 겹겹이 포개둔 시디들을 장르에 따라 다시 분류했고, 한 장 한 장 재킷이 잘 보이도록 진열했다. 스스로 음악에 문외한이라 여기며 멀리하던 음악 분야 책들을 눈여겨보게 되었고, 나서서 찾아 읽고 독자들에게도 소개하게 되었다. 책과 되도록 멀리 떨어져보고자 시작한 드럼이, 어느새 자신이 몸담고 있는 책의 세계를 확 넓힌 것이다.

_어른이 되어 좋은 것들

드럼을 배우며 선생님에게 칭찬받는 일은 달콤했다. 그래서 자꾸 욕심이 났다. 지금껏 몰랐던 재능이 있기를, 익히는 속도가 남들보다 훨씬 빠르기를 내심 바라면서도 겉으로는 실력에 대한 자기객관화가 잘된 겸손한 학생으로 보이길 바랐다. 그래서 수업 때 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