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의 힘이 이끄는 사회 정의와 연대를 통한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정치적 제안
기후 재난과 팬데믹이 만든 글로벌 정치 위기에 맞선 ‘녹색 민주주의 혁명’
제레미 코빈, 버니 샌더스, 장 뤽 멜랑숑이 패배한 것에서도 봤듯이 최근 몇 년 동안 포퓰리스트들의 촉망받던 순간들이 흔들려 왔다. 게다가 코로나 대유행이 보호책에 대한 강력한 욕구를 불러오면서 권위주의적 형태의 정치에 유리한 지형을 만들었다. 이런 새로운 상황은 좌파에게는 도전이다. 그러니 진보에 대한 그들의 합리주의적이고 모더니즘적인 생각은 당연히 그러한 요구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좌파는 팬데믹이 표면화시킨 경제적, 사회적, 생태적 위기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녹색 민주주의 혁명을 향하여』에서 샹탈 무페가 주요한 정치적 개념으로 강조하는 ‘정동affect’은 이미 『좌파 포퓰리즘을 위하여』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졌다. 무페에게 ‘정동’은 다양한 이해관계로 나눠진 대중이 하나의 집단적이고 정치적 동일성 안에서 구성되고, 정치적 리더십과 대중이 연결되는 중요한 힘으로 이해되고 있다. 이번에 출간된 책에서 무페는 이 정동을 본격적으로 정치/정치학의 주요 개념으로 발전시킨다. 무페의 입장에서 보면 신자유주의의 신권위주의 정치 세력은 이 정동에 기반한 정치를 효과적으로 펼치면서, 지난 40여 년간 글로벌 정치를 지배하고 대중 스스로 이 통치방식에 최적화해 나가는 헤게모니 전략을 성공적으로 전개해왔다.
하지만 자본주의 축적 위기가 드러나는 연이은 글로벌 경제 위기 그리고 이것의 극단적인 징후인 코로나 팬데믹과 기후 재난 현상은 신자유주의가 제시하는 환상을 근본적으로 흔들고 있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통치방식의 위기가 그동안 침체되어온 좌파 정치의 재활성화로 자연스레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좌파 정치의 위기는 단지 신자유주의 세력의 성공적인 헤게모니 통치 전략의 효과만이 아니라 ‘합리주의’에 갇혀 대중과 공감되지 못하는 좌파 정치의 내적 한계로부터 발생하기 때문이다. 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