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부 당한 거 갚아 준 거래
장난이라고
화가 날 때
아, 몰라 몰라
두고 보자, 이연주
저녁이 깊어 간다
나는 정말 문제아일까?
무뚝뚝한 규율 아저씨
타자를 대하는 방식
ZOOM
그냥
욕받이
뿌리의 힘
제2부 왜 이렇게 늦게 왔어?
바빠서
우리 가족
소원 풀이
빨간딱지
도랑에 빠진 바퀴
좌절의 말맛
숨겨 둔 말
가로등
알람 소리
옥탑방
라이더 알바
주술 관계에 밑줄 긋기
악몽, 꺼져 줄래?
제3부 쫄면 어때?
비밀
목련나무
내 자리
쫄면 어때?
수능일
고양이 싸움
믹서기
애매한 인생
불안
이달의 식단표
뻥식이가 다가온다
불치병
제4부 난 혼자가 아니야
따봉충
ZONE
유리창
풋
허세 많은 늑대
혼자가 아니야
시작
백일홍
달빛 맛집
팝콘
PCR
첫사랑 1
나 좀 내버려 두세요
청소년은 미래의 주인공으로서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존재이다. 청소년들의 삶은 기성세대의 잣대에 휘둘리거나 사회적 관습에 억눌려서는 안 된다. “세상엔 답이 없는 문제도 있고 정답이라고 믿었던 게 정답이 아닐 수도 있”(「소원 풀이」는 만큼 자유로운 삶을 누려야 할 권리가 있다. 하지만 오늘의 청소년들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정해진 틀에 갇혀 꿈틀거리며 따분하게 살아간다. 기성의 질서와 규율에 억압된 세계에 던져진 청소년들의 처지는 시인이 비유한 대로 ‘도마 위에 놓인 생선’과 다를 바 없다. 시인은 “떨어져 나간 자신의 살점을 바라”보며 “마지막 남은 힘을 모아/야들야들 팔딱”대면서 “나 좀 내버려 두라고 몸부림”(「무뚝뚝한 규율 아저씨」치는 청소년들의 간절한 몸짓에 함께 아파하며 그저 한때의 방황으로 치부하는 그 순간의 고통에 한 걸음 다가간다. 누구나 거치는 사춘기일 뿐, 지나고 나면 별것 아닌 “한때라고 생각하는 매 순간”을 청소년들이 “안간힘을 다해”(「뿌리의 힘」 살아간다는 것을 보통의 어른들은 모른다.
등나무야
나를 철사처럼 친친 휘감고 올라가서 본
하늘엔 뭐가 보이니?
네가 내 목을 조르며
보라색 등꽃을 피우는 동안
겨드랑이를 타고 자꾸 식은땀이 흘러
다리가 후들거리고 숨이 막혀
네가 내 몸에 남겨 놓은 흉터에는
이제 새가 날아오지 않고
햇빛이 들지 않아
등나무야
나를 움켜쥔
징그러운 덩굴손을 조금만 풀어 줄래?
맑고 파란 바람이 느껴지게
흰 구름 같은 꽃을 피울 수 있게
나한테서 조금만 떨어져 줄래?
__「목련나무」 전문
폭력은 폭력일 뿐, 장난이 아니야
흔히 ‘질풍노도의 시기’로 불리는 청소년기에는 예민한 감수성과 불안정한 정서가 단순히 “확 밟아 주고 싶은 충동”(「저녁이 깊어 간다」에 그치지 않고 공격적인 행동이나 폭력의 형태로 나타나기도 한다. 시인은 날로 심각해지는 따돌림, 괴롭힘, 물리적 폭력 등의 학교 폭력에 특히 주목한다. “기괴한 일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