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는 글
1부_ 마을 이야기
눈 녹은 골에 터를 잡고서
이야기 하나_ 마을이 만들어지다
마을의 시간
마을의 모습과 공간
이야기 둘_ 농촌 생활의 두 모습, 일과 놀이
사계절 농사일
의생활, 식생활, 주생활
끼리끼리 모시길쌈
와글와글 신나는 놀이
이야기 셋_ 사람과 동물이 어울렁더울렁
마을의 어른, 마을의 아이
마을 안팎의 동물들
이야기 넷_ 삶과 죽음 사이에서
관혼상제 - 시집 장가 가고, 조상 제사 지내고
세시풍속 - 명절마다 절기마다 하늘에 빌고
이야기 다섯_ 신비의 세계
오싹오싹 귀신과 도깨비
귀신 쫓고 병 쫓는 법
이야기 여섯_ 마을의 노래
여럿이 지은 시, 혼자 쓴 시
노래는 마을의 날개
2부_ 사람 이야기
거짓말 않구 살었쥬. 그럼 된 거지 뭐
봄이면 나물 뜯고 가을이면 메뚜기 잡으러 다녔지 _ 구남순
인제 나 해 먹고 싶은 거 해 먹고, 혼자라도 잘살으야죠 _ 김성례
돈 없어도 한평생 서로 속이는 것 없이 살었당게 _ 김영자
화롯불 놓고 바느질허면서 도란도란허는 걸 들었지 _ 김옥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더불어 살으니깐 살아가지 _ 김외숙
여기서 목회를 한 10년 했는데, 작년부터 좋아져요 _ 김희자
젤 박헌 것이 농산디 뭐. 그려도 땅을 묵힐 수 없지 _ 노재열
부락은 좋아지는데 우리는 끝마무리를 져 가는 거여 _ 박남순
저 저수지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녀. 눈물로 쌓은 거여 _ 박동근
일본 사람들이 쌀가마니 뺏어 가 싸서 맨날 배고팠어 _ 박동년
우리 세대가 지옥과 천당을 다 겪은 그런 사람들이여 _ 박상신
짚신이고 뭐고 배워서 허는 것이 아녀. 그냥 보믄 헝게 _ 박상진
어려서 워낙 약해서 죽을 뻔했는데, 하나님 은혜로 살은 거야 _ 박상철
시집와서는 이웃도 몰르고 살었지. 모시 허니라구 _ 박송자
농촌 일이라는 게 지게질이지 뭐, 지게질 _ 박승수
청룡에 앉아 있으면 그냥 편해요. 바람 부는 것도 좋고
마을의 기억과 삶을 이야기로 기록하다
책《하냥 살응게 이냥 좋아》는 사단법인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이 충남 부여군 양화면 송정마을 사람들의 삶 이야기와 마을의 이야기를 채록하여 정리한 책이다.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이 한국의 전형적인 농촌 마을인 송정마을의 이야기에 주목한 이유는 이야기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오늘날 인구의 대다수가 노인인 농촌 마을은 다른 세대와의 연결고리도, 세상과 소통할 기회도 점차 잃어가고 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러한 마을은 점점 늘어나고 있다.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은 이 문제의 해법을 이야기에서 찾았다. 이야기는 글자를 몰라도, 국적이 달라도 함께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는 매개체이다. 또한 책은 이야기를 기록하여 전달하는 매개체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림책미술관시민모임은 송정마을 사람들의 기억과 삶을 이야기로 기록함으로써 마을의 이야기를 마을 고유의 콘텐츠로 만들어내고자 했다. 이를 통해 마을과 마을 사람들의 기억이 많은 사람과 공유되고, 마을이 지속해나갈 힘을 얻고, 그 힘으로 마을의 기억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도록 하고자 했다. 이 책 《하냥 살응게 이냥 좋아》는 그렇게 탄생했다.
이야기 조사를 진행한 기간만 약 2년. 채록한 이야기가 시간으로 약 150시간, 원고지로는 약 3000매 분량. 그 이야기를 정리한 이 책은 농사짓는 이야기부터 세시풍속, 관혼상제, 마을의 도깨비 귀신 이야기 등 송정마을의 생활 문화와 향토사를 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일제 강점기에 수탈당하던 시절부터 해방과 새마을 운동, 현대에 이르기까지 송정마을에 남은 그 시대의 흔적을 마을 주민들의 이야기로 담아내고 있다. 특히 농촌 사람들 특유의 투박한 입말과 호흡, 묘사와 이야기 방식까지 있는 그대로 기록하고 있어 그 자체로 시대의 기록이자 향토사이자 생활사 자료로 활용될 수 있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은 농촌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다시 이어질 새로운 시간을 상상하는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 ‘하냥 살응게 이냥 좋아.’는 ‘더불어 사니까 이렇게 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