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자살이란 무엇인가?
제1부 어떤 방법으로 죽는가?
죽음도 기술이다
자살도 전염된다
집단 자살은 왜?
제2부 무엇 때문에 죽는가?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치욕 혹은 수치
명예와 군법
희생적 자살
사약 같은 자살 명령
지나친 충성, 과도한 신념
전쟁과 혁명의 와중에서
카지노 도박과 파산
부당한 대우
정신병
미신과 주술
죽음으로부터의 초대, 신의 심판
제3부 어떤 사람들이 자살하는가?
제4부 어떤 장소를 물색하는가?
제5부 자살 충동을 유발하는 사회
예방 대책이 있는가?
자살 도우미가 된 사람들
자살을 억제하는 법률
자살과 돈
얼마나 많이 죽는가?
제6부 참 불가사의한 일들
자살에 영향을 주는 요소
자살자의 유언
동물의 자살
제7부 범죄를 감추기 위한 자살
자살에 대한 다양한 견해들
목숨을 끊은 자리엔
살아 있던 흔적이 남아 있다
삶과 죽음이라는 동전의 양면에 도사리는 어두운 그림자, 자살. 자살은 말 그대로 ‘스스로 목숨을 끊음’이다. 엄마의 뱃속에서부터 시작된 생명의 태동과 가슴의 고동, 머리를 들이밀고 마주쳤던 눈부신 세상과의 모든 끈을 끊어버리는 행위다. 세상은 자살을 끊임없이 경계하지만 역설적으로 우리는 그들을 통해 살아 있는 ‘나’를 본다. 살아 있기에 그들을 손가락질하고 동정할 수도 있는 아이러니한 현실. 빛이 있기에 어둠이 존재하듯 우리는 자살을 통해 삶과 죽음을 반추한다.
누구나 한 번쯤은 자살을 생각하고 그중 누군가는 굳은 마음으로 결심한다. 그러나 그 모두가 결심을 직접 실행에 옮기지는 않는다. 실행에 옮긴이들, 세상은 그들을 향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자살자’라고 말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자살자라는 꼬리표 뒤에는 그가 살아 있던 사람이라는 사실이 존재한다. 나와 같이 숨을 쉬고 밥을 먹고 울고 웃고 떠들던 사람. 떨어지는 꽃잎이 슬픈 건 그것이 아름답게 피어 있던 과거의 기억 때문인 것처럼, 죽은 자를 향한 슬픔은 살아생전 그에 대한 생생한 기억 때문이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자살률 1위 대한민국에서 자살은 더 이상 ‘그들’의 이야기가 아닌, 나의 기억 속 ‘그’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시대와 세대와 인종을 넘나드는 자살. 그늘 속에 숨겨 감추는 것이 아닌 그 속으로 들어가 자살의 생생한 속살을 들춰보는 작업은, 10년 연속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우리 사회에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