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 위기의 주제를 숫자 그림책 형태로 풀어낸 기발한 그림책
표지에 물에 반쯤 잠긴 흰색 숫자 100과 빙산 조각에 오롯이 서 있는 백곰 그림이 이 책의 제목이다. 숫자와 그림으로 제목을 만들었다. 입으로 소리 내어 읽으면 ‘백곰’. 첫 장을 넘기면, 속표지에 화면을 가득 채우는 커다란 빙산이 나온다. 그리고 본문으로 들어가면 왼쪽 페이지에는 숫자 1이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에는 편히 쉬고 있는 곰 한 마리가 나온다. 이제부터 한 장씩 넘길 때마다 곰의 수는 1부터 10 그리고 100까지 늘어난다. 반대로 빙산은 점점 녹아서 작아지다 결국 마지막에는 전부 녹아서 없어지고, 더 이상 발 디딜 틈 조차 없는 곰들은 모두 사라져 숫자 ‘0’이 되며 이야기는 끝난다.
『100곰』은 기온 상승으로 인해 북극의 빙산과 백곰이 모두 사라진다는 다소 무거운 결말의 그림책이다. 하지만 작가는 아이들에게 다소 충격적인 결말과 어려울 수 있는 지구온난화라는 주제를 숫자 그림책이라는 형태를 이용하여 직관적으로 쉽게 풀어냈다. 왼쪽 페이지에는 숫자가 그리고 오른쪽 페이지는 그 수만큼의 곰이 등장해, 아이들은 숫자와 곰의 수를 맞춰 보며 1에서 10 그리고 100까지 숫자 놀이를 하며 읽을 수 있다. 또 막연하게 전개될 수 있는 이야기는 이러한 숫자로 인해 명확하게 단락 지어져 상황이 구체적으로 다가오는 효과를 준다. 하나, 둘, 셋, 넷 세어 보던 곰들이 마지막엔 모두 없어지고 0이 되는 결말은 아이들뿐 아니라 모든 독자들에게 기후 위기에 대한 강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킨다. 책을 다 보고 나서 아이들과 함께 지구의 기온 상승을 막기 위해 우리가 실천할 수 있는 작은 노력들을 이야기해 보면 좋을 것이다.
치밀한 디테일로 읽을 때마다 그 의미가 깊어지는 그림책
『100곰』은 읽을 때마다 새로운 지점이 보이는 그림책으로 하나하나 뜯어보는 재미가 있다. 먼저 표지만 봐서는 백 마리 곰에 대한 이야기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책을 다 읽고 나서 다시 표지로 돌아오면, 백곰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