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서론
치안을 넘어선 정치의 시도-헤테로토피아의 창출
현장미술 중심의 역사 서술
미술장의 구조변동과 미술운동
제1장 : 미술장의 재편과 ‘신형상회화’의 등장
1. 《그랑팔레전》과 모더니즘의 위기
2. 의도된 전환 - 『계간 미술』, 민간자본 공모전의 등장, 김윤수의 평론
1 반추상 담론의 등장 - 김윤수의 「한국 추상미술의 반성」
2 민간자본에 의한 미술장의 구조 변동 - 『계간 미술』, 언론사 공모전, 미술시장의 형성과 화랑의 증가
3 ‘새로운 형상성’ - 동아미술제와 중앙미술대전, 하이퍼리얼리즘의 유행
3. 현실과 발언, 신학철, 임술년 - 1983년까지의 새로운 시도들
1 현실과 발언의 등장 - 대중매체와 콜라주
2 현실과 발언의 안착 - 『계간미술』과 서울미술관
3 신학철 - 포토몽타주, 하이퍼리얼리즘, 반역사
4 임술년 - 하이퍼리얼리즘과 현실의 만남, 서글픈 소외, 폭력적 자본, 쓸쓸한 노동
제2장 : 미술관 밖의 미술, 이탈과 변이의 미술 - 판화와 걸개그림의 등장
1. 검은미디어, 감각의 공동체 - 판화의 등장과 시민미술학교의 시작
1 판화의 선택, 1980년대 판화붐의 기원 - 1970년대 후반 1980년대 초반의 출판물
2 시민미술학교 - 타자와의 만남의 매개로서의 판화
3 판화학교의 확산 - 노동자 야학과 대학의 판화교실
4 《민중시대의 판화전》 - 미술의 민주화
2. 장소의 이탈과 주체의 변이 - 걸개그림의 등장
1 수행성과 그림의 결합 - 미술집단 ‘두렁’의 벽화와 탱화
2 실내집회에서의 그림들 - 헤테로토피아의 생성과 미술의 변이
3 굿그림 - 1985년의 실내집회의 그림들
제3장 : 판의 열림과 전선의 형성 - 1984~85년의 새로운 기획전들과 민미협의 결성
1. 판의 열림과 운동으로의 전환 - 《삶의 미술전》, 《시대정신전》, 《해방40년 역사전》
1 서로 다른 흐름의 만남 - 《삶의 미술전》
2 출판을 통한 네트워킹, ‘시대’의 문제화
치안을 넘어선 정치의 시도, 타자를 향한 변이의 실험
민중미술은 통치가 배분한 규율화된 자리를 이탈하여 타자를 향해 변이하는 감각의 정치를 감행한 미술이었다. 변화는 처음에 미술장 내부에서 시작되었고 점차 외부를 향했다. 미술가들은 반공주의적 국가 제도의 폐쇄회로와 모더니즘 추상에 갇혔던 한국 현대미술을 내적 금기에서 해방시키려 했다. 작가들은 다다, 팝아트, 하이퍼리얼리즘과 전통회화를 혼융하는 포스트모던한 방법을 가져와 사회, 현실, 역사, 공동체의 주제를 비판적으로 담아내는데 성공했다.
미술의 개념적, 제도적 규칙이 흔들렸다. 미술관 밖으로 한 걸음 더 나간 미술가들은 여러 공간의 규율화된 장소성을 변이시키며, 대중과 만나 그림을 공동 제작했다. 판화와 걸개그림은 이 과정에서 선택, 창안된 새로운 방법이었다. 국가와 자본이 규정한 정체성과 장소성을 벗어나 변이하는 체험은 미술가만의 것이 아니었다. 학생, 노동자, 농민, 회사원, 주부 등 시민 대중도 저마다의 규격화된 자리를 벗어나 미술을 매개로 계층적 타자를 만나 잠정적인 공동체를 형성했다. 미술가와 대중이 그림을 매개로 통치가 세워놓은 감각의 질서를 뒤흔들자 역사가 진보했다.
너와 내가 그려 나눈 작은 그림이 세상을 다르게 만든다 타인을 향한 마음의 길, 민중
민중미술은 근본적인 차원에서 미술과 미술가의 존재 방식을 변이시키고 확장시킨 미술이었다. 미술은 미술관 안에 고요히 전시되어 수동적 감상의 대상이 되기를 그만두고, 미술관 밖으로 나가 성당, 교회, 공장, 거리, 광장에서 사람들을 연결시키고 모아내는 미디어로 변이했다. 전시제도에 갇혔던 미술가는 이를 벗어나 다양한 시민들과 만나 평등의 유토피아를 담은 그림을 그려 걸었다. 대중과 미술가는 그림을 통해서 국가와 자본이 규정한 자신의 정체성에서 벗어나는 시도를 감행했다. 이러한 시도는 한국의 미술사에서 새로운 것이었다. 이 과정에서 등장한 단어 ‘민중’은 한국의 미술가와 대중이 규율화된 주체성을 이탈하여 타자를 향해 흘러가는 통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