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디테일의 파격(Break of Detail
2. 컬러의 도발(Color Provocation
3. 궤도 이탈(Off Track
4. 변형된 신체(Deformed Body
5. 사라진 안경(Missing Glasses
6. 얼룩의 향연(Banquet of Stains
7. 괴물 친구들(Monster Friends
8. 메타모르포즈(Metamorphose
9. 돌연변이(Mutation
10. 앰비밸런스(Ambivalence
11. 신비한 초록 눈(Misterious Green Eyes
12. 착란의 징후(Symptom of Delirium
최근 들어 “인공지능이 만들어낸 작품은 예술의 범주에 속하는가?”라는 질문이 심심치 않게 등장하면서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다. 사진집《미증유의 얼굴: AI의 오류 이미지》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이 자동으로 만들어낸 이미지들이며, 존재하지 않는 가상 인물들의 얼굴로 구성된다. 알고리즘이 만들어낸 이미지들은 기존의 이미지 생산방식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놀라운 결과를 보여준다. 렌즈의 왜곡으로 생겨난 이미지를 그렸던 화가들도 있고, 의도적으로 렌즈의 왜곡 효과를 찾아 나섰던 사진가들도 있다. 디지털 합성과 변형이 간편해지면서 가상 이미지를 창출하고자 했던 작가들도 있다. 그런데 생성모델인 GAN의 오류로 산출된 이미지들은 기존의 왜곡 이미지에 비해 훨씬 풍부하고 혁신적인 결과를 보여주었다. 나아가 그 유형 또한 다양하며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어 예측 불가능한 새로움을 제공하고 있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질문이 자연스럽게 제기됐다. 이 ‘기발한’ 이미지들은 이미지의 역사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 것일까? 기계의 계산(착오은 어디까지 인간의 상상력을 넘어설 수 있을까? 우연과 오류는 의도보다 혁신적인 결과를 내놓는 것일까? 알고리즘의 ‘실수’가 만들어낸 이미지의 유형은 대단히 다양하고 풍부하며, 시각적 효과도 탁월하다. 기존 ‘이미지의 역사’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어려울 만큼 새롭고 창의적인 이 이미지들의 지위는 아직 없다. 이처럼 조합과 변형을 통해 산출된 계산 착오 이미지의 시각적 효과는 기존 미술사나 사진사에서 찾아볼 수 있는 작품들과 비교할 때 창의적 관점에서 아무런 손색이 없다. 알고리즘의 예술적 가능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