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장 ‘문계학부 폐지’라는 충격 9
1. 순식간에 퍼진 ‘문계학부 폐지’ 보도 9
미디어는 ‘문계학부 폐지’를 어떻게 전했는가? 9
문과성 비판의 집중포화 12
해외 미디어, 산업계에서도 잇따라 비판 14
문과성 통지에는 무엇이 쓰여 있었던가 15
2. ‘통지’ 비판의 배후에 있는 암묵적 전제 18
통지 내용은 1년 전에 공표되었다 18
‘문계학부 폐지’ 비판의 배경 20
‘벌이가 되는 이계’ 대 ‘벌이가 안 되는 문계’라는 구도 23
3. 문리의 불균형은 언제부터 구조화? 24
국립대의 ‘문계’와 ‘이계’ 24
전쟁의 시대에 이끌린 이계 중시 노선 25
현재까지 이어진 전시의 연구 예산 체제 27
고도 경제 성장에 따라 한층 강해진 이계 편중 28
고도성장기 이후에도 계속되는 이계 중심 체제 30
이계 편중의 과학기술 정책에 대한 문제 제기 31
4. 법인화 후 점점 확대되는 문ㆍ이의 격차 34
국립대 법인화라는 결정타 34
문계 약화가 가속하는 제도 36
교육력과 연구력의 약화가 동시 진행 40
5. ‘임무의 재정의’에서 문계의 미래는? 42
반복적으로 요구되는 ‘조직의 재검토’와 ‘기능별 분화’ 42
국립대가 처한 위기 상황 44
문계 개혁의 방향성이 보이지 않는다 46
‘혁신’의 흐름에서 뒤처진 문계 48
‘문계학부 폐지’ 소동에서 알게 된 것 50
제2장 문계는 도움이 된다 53
1. “도움이 된다”는 것은 어떤 것인가 53
“도움은 안 되지만 가치는 있다”는 것은 정말인가? 53
대학은 나라에 봉사하는 기관이 아니다 56
대학은 인류적 보편성에 봉사한다 58
2. ‘도움이 된다’의 두 가지 차원 59
목적 수행형 유용성과 가치 창조형 유용성 59
막스 베버Max Weber에게서 새로 배운다 61
가치 축은 반드시 변화한다 62
이계와 문계의 “도움이 된다”는 다르다 64
3. ‘인문사회계’, ‘교양’, ‘교양과목’의 차이 66
‘문계=교양’이라는 오해 66
문계도 이계도 포함된
일본은 20세기 초반 중일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치르면서 대학을 전시 산업 기술 개발의 요람으로 구축하여 그 성장을 지원했다. 그리고 전후 고도경제성장기에도 일본 대학은 이공계를 중심으로 국가의 산업화 정책을 뒷받침하는 싱크탱크로서 기능해왔다. 그와 같은 역사를 가진 일본에서 이계 학부보다 문계 학부는 상대적으로 등한시될 수밖에 없었다. 지금도 지속하고 있는 이계 학부 중시 정책이 2015년 문계 학부 폐지 소동으로 진화한 것이다.
일본의 대표적 석학, 요시미 슌야, 그가 말하는 21세기 대학의 지향점
필자 요시미 슌야는 그동안 일본 근대 이후의 일본 문화에 대한 독보적인 시각을 갖춘 출중한 성과를 지속해서 내놓은, 현대 일본을 대표할 만한 연구자이다. 그는 2010년대 들어 그가 몸담고 있는 대학의 위상과 향방을 고민하는 성과들을 내놓고 있는데, 그 한 권은 이미 『대학이란 무엇인가』로 국내에 소개됐고, 또 한 권의 대학 관련 저서가 이번에 국내에 소개되는 것이다.
제1장에서는 문계 학부 폐지 소동을 시작으로, 그간 일본의 사회의 변동과 대학의 역할을 통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그리고 국립대가 법인화된 이후 대학에 찾아온 변화를 동시에 조명하고 있다. 법인화 이후 이계 학부 중심주의는 더욱 가속화하였고, 연구력과 교육력의 동시 약화 현상을 보였다. 이에 따라 대학에서 문계 학부의 존망을 둘러싼 진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제2장에서는 항간의 고정관념과는 부정하면서, 문계 학부가 지닌 존재적 독자성과 가치를 주장하고 있다. 필자에 따르면, 문계 학부는 인류적 보편성에 기여하는, 이계 학부와는 다른 가치를 가지고 있다. 이런 논의를 진행하면서 필자는 서양사에서 교양이 차지하는 역할이 무엇이었는지, 또 일본의 대학이 역사적으로 그 교양을 대학 교육에서 어떻게 수용했는지 설명하고 있는데, 결론적으로 말하면, 문계 학부는 이계 학부와는 방향과 지속 기간상에서 차이를 지닌, 독자적인 학문 영역이다.
제3장에서는 대학이 처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