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반달가슴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하여 4
1부 똥이 전하는 반달가슴곰의 사생활
똥에 담긴 수십 가지 정보를 파헤쳐라 14
야심만만 탐지견 프로젝트 20
반달가슴곰의 연약한 소화기관 26
반달가슴곰은 편식쟁이 33
가계도의 빈칸을 메꾸다 38
박사의 노트 1. how to 똥 도감 제작법 44
박사의 노트 2. 곰의 기원과 진화 46
박사의 노트 3. 반달가슴곰의 세계 분포 48
2부 지리산의 품으로 돌아온 반달가슴곰
단군신화가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52
한반도의 곰들은 어디로 갔을까? 56
아! 그대 이름은 야생동물 61
사람보다 먼저 건넌 철조망 66
인간에 길들여진 천왕이 70
우리나라에 온 걸 환영해 75
지리산에 부활한 반달가슴곰 80
박사의 노트 4. 반달가슴곰 복원 프로젝트 연대표 84
3부 자연의 섭리를 깨우쳐준 반달가슴곰
곰도 나무를 탑니다. 진짜로! 88
피해 갈 수 없었던 검은 손 94
울음소리가 메아리칠 때마다 98
마지막까지 낙엽을 모은 엄마 곰 104
곰에게 양보를 바라지 말 것 108
사람이 먼저냐? 곰이 먼저냐? 112
봄이 오기까지 나는 자고 있을 테요 118
반달가슴곰의 탄생부터 독립까지 124
4부 반달가슴곰과 인간의 해피 투게더
반달가슴곰이 돌아오는 중 132
일 년에 한 번은 봐야 하는 사이 138
반달가슴곰 행동권 조사 143
중국과 베트남의 곰 농장 149
철창에 갇힌 미소를 보면 155
곰이 사는 마을, 베어빌리지 162
반달가슴곰에 거는 희망 167
에필로그
끝나지 않은 반달가슴곰 이야기를 위하여 174
‘심 봤...!’ 아니 ‘똥 봤다!’
임금의 똥 버금가는 반달가슴곰의 귀한 똥
지리산 야생에서 반달가슴곰을 실제로 만나기란 쉽지 않다. 반달가슴곰을 직접 보고 싶어 지리산에 찾아갈 요량이면 아서라. 후각이 개의 7배 이상인 반달가슴곰은 사람이 근처에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면 재빠르게 도망가 몸을 숨겨버린다. 그렇기에 반달가슴곰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곰을 직접 마주하기란 쉽지 않다. 곰의 몸에 부착한 발신기를 추적하며 쫒아가도, 산속에서 시속 30~40km의 속도로 능선과 계곡을 종횡무진 누비는 반달가슴곰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래서 상대적으로 발견하기 쉬운 곰의 똥을 통해 그들에 대한 정보를 조사한다. 그들의 흔적인 똥은 많은 정보를 전달해준다. 똥을 발견하면 잘 말려서 도감(이른 바 똥 도감. 만들기 어렵지 않다. 만드는 방법은 책 44쪽에서 확인!으로 만들어 연구자들의 교육과 훈련에 쓰이고, 건조한 똥으로 유전자 분석을 해서 어떤 것을 먹이로 하는지, 어떤 부모에게서 태어났는지 알아낸다. 사람만 똥에서 정보를 얻는 것이 아니다. 반달가슴곰도 배설물을 통해 서로 정보를 교환한다. 뛰어난 후각으로 똥의 주인이 어떤 곰인지, 어떤 먹이를 먹었고, 이 먹이를 어디에서 얻었는지를 학습한다.
‘숲의 농부’이자 반달가슴곰
지리산 숲이 푸른 이유
반달가슴곰에 대한 의외의 사실 첫 번째, 원숭이만큼이나 나무를 잘 탄다. 지리산에 살고 있는 반달가슴곰도 먹이를 구하고, 천적을 피하고, 휴식을 취해야 할 때 나무 위로 오른다. 곰은 나무를 오르지 못한다는 편견을 심어준 이솝우화에 수정이 시급하다.
반달가슴곰에 대한 의뢰의 사실 두 번째, 육식동물이 아니라 채식을 하는 잡식동물이라는 것이다. 지은이는 2009년 방송국 사람들과 함께 지리산에 오르면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홍시 더미를 보고 곰똥이라고 설명했더니 믿지 않는 눈치였다. 어쩌면 연어를 잡아먹는 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서 반달가슴곰이 주로 감을 비롯한 열매로 된 식물성 먹이를 먹는다는 것을 납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