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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어쩌다 만난 수학
저자 고정욱
출판사 책담(한솔수북
출판일 2022-12-09
정가 14,000원
ISBN 9791192686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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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의 말
장마 속 이사
응급실 세 가족
한심한 상황
특이한 아이
녹산중학교 3학년 1반
여자 친구 강세힌
다시 만난 수학
밀레니엄 난제
텅텅 빈 학원
<라마누잔>
수학이 밥 먹여 준다?
금동 불상을 찾아라!
현장에 답이 있다
정식이의 공식
계속되는 탐사
아빠와의 다툼
가출 첫날
방촌고시원 212호
계단 청소
다시 녹산으로
부모를 기쁘게 하는 방법
친구들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수학은 나의 힘
책 속에서

자동차는 계곡의 구불구불한 길을 위태롭게 내려갔다. 그때 갑자기 산이 울리는 소리가 들렸다.
“무슨 소리지? 바람도 안 부는데…….”
그때 차 뒤쪽을 보고 있던 준표가 다급하게 외쳤다.
“아빠! 우리 지나온 길에 산사태 났어요.”
“뭐?”
백미러로 보니 방금 지나온 길로 흙더미와 나무들이 물밀 듯이 밀고 내려와 도로가 끊겨 있었다.
“큰일 날 뻔했네! 빨리 여기를 벗어나야겠어!”
아빠는 식은땀을 흘리며 가속 페달을 밟았다. 미끄러지듯이 빗길을 내려가는데, 준표 눈에 또다시 거대한 산사태가 밀려 내려오는 게 보였다.
“아빠, 저기 또!”
시커먼 산사태가 녹산사를 덮치고 있었다.
_장마 속 이사. 15쪽

보고도 믿기 어려운 그 장면을 보고 너무 놀라 엄마는 눈물만 흘렸다.
아빠는 실성한 사람처럼 웃기 시작했다.
“허! 허! 헝!”
그나마 정신을 차리고 있는 것은 준표였다.
“신고할게요.”
119를 누르고 연결이 되자 준표가 다급하게 외쳤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119죠?”
“네, 무슨 일이십니까?”
“산사태가 나서 차가 쓸려 내려갔어요. 저희는 녹산으로 가는 중이었어요.”
“당황하지 마세요. 지피에스 보니까 239번 국도에 계신 걸로 나오는데 맞습니까?”
“그건 모르겠고요. 녹산사에서 녹산시 쪽으로 내려가는 길이었어요. 녹산사도 흙더미가 덮쳤어요.”
“진정하시고요. 옆에 있는 전봇대나 가로등에 있는 번호를 불러 주세요. 지금 산사태 때문에 출동이 많은데, 어디 피해 있을 곳은 있습니까?”
_응급실 세 가족. 21쪽

상가를 터덜터덜 빠져나오는데, 시장 골목에서 기름 냄새가 났다. 갑자기 허기가 졌다. 주머니에 만 원짜리 한 장이 있었다. 튀김과 떡볶이 먹을 만한 분식집을 찾아 두리번거리는데 골목 초입에서 한 남자애가 여자애들에게 둘러싸여 뭔가 사정하고 있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보니 여자애 셋이 남자애를 둘러싸고 욕설을 쏟아 내며 뭔가를 돌려주지 않고 있었다.
“하지 마. 돌려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