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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이름 없는 남자 - 비룡소의 그림동화 317 (양장
저자 크리스 반 알스버그
출판사 비룡소
출판일 2022-12-09
정가 14,000원
ISBN 9788949114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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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이름을 모르고, 체온도 잴 수 없고……이 이상한 손님은 누구일까?

늦은 여름, 파머 베일리 씨가 트럭으로 사람을 치는 사고를 낸다. 베일리 씨는 정신을 잃은 남자를 치료하려고 집으로 데려간다. 몇 주가 지났지만 남자는 자기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알지 못한다. 베일리 씨 가족은 남자와 점점 친해진다. 하지만 이 이름 없는 남자는 어딘가 수상하다. 온도계로 체온을 잴 수 없고 숨결은 찬 바람처럼 차갑다. 날씨도 아주 이상하다. 남자가 머물러 있는 동안 베일리 씨가 돌보는 농장에서는 계절이 가을이 되지 못하고 멈추어 있다. 땀도 흘리지 않지만 동물과 친숙한 이 남자는 누구일까?

이름 모를 남자와 함께하는 베일리 씨 가족의 일상은 정겹고 평화롭다. 그토록 안온하고 현실적인 풍경 속에 감도는 기묘한 위화감이 독자를 오히려 매혹한다. 남자가 결국 자신이 누구인지를 깨달을 때까지 독자는 서늘한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 기억을 되찾은 남자가 떠나가자 계절은 다시 흐른다. 베일리 씨는 계절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갈 무렵을 가장 좋아한다. 이제 베일리 씨 농장에서는 해마다 가을이 딱 일주일 늦게, 더 근사하게 찾아온다. 창문에는 서리로 쓴 메시지가 남겨진다. 단풍을 물들이고, 서리를 다룰 줄 아는 그는 겨울을 몰고 온다던 전설 속 잭 프로스트였을지도 모른다. 좋아하는 날씨를 잠시나마 더 누릴 수 있게 해주고, 짧지만 정다운 인사를 남기며…. 이름 없는 남자가 잠시 머물다 간 자리에는 신기한 현상이 선물처럼 남아 있다. 환상이 은밀하게 손짓하는 현실의 세계를 크리스 반 알스버그는 탁월하게 그려낸다.

따스하고 신비롭게, 섬세한 그림으로 전하는 계절의 순환

『이름 없는 남자』의 글은 차분하고 건조하지만 그림은 생생하고 정교해, 대조되는 글과 그림이 서로를 보완하며 완성시킨다. 수수께끼의 남자가 풍기는 신비한 분위기에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극사실적인 그림에 녹아 있는 판타지가 독자를 환상 속으로 끌어당긴다.

흑백 드로잉을 활용하는 알스버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