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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구멍과 나 (양장
저자 미란
출판사 향출판사
출판일 2022-10-31
정가 23,000원
ISBN 9791191886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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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이는 왜 자꾸 ‘나’를 따라다닐까?

‘나’는 생각에 잠겨 걷다가 바로 앞에 구멍이 있는 줄도 모르고 그 구멍에 빠집니다. 다행히 겨우겨우 빠져나와 뚜껑으로 구멍을 덮지요. 그냥 두면 위험하니까요. 혹시나 싶어 다시 뚜껑을 들어보니 어찌된 일인지 구멍이 사라졌습니다. (사실 뚜껑에 붙어버렸어요. 다시 뚜껑을 뒤집어놓으니 방방이가 되어 아이들이 뛰어놉니다.

곧이어 예사롭지 않게 생긴 누군가가 방방이 속에서 튀어나옵니다. ‘나’는 다시 그 낯선 이를 구멍에 빠뜨리고 물을 부어 버립니다. 파란 거울이 된 구멍이 ‘나’를 비춥니다. 이제 안 나타나겠지 싶은 생각도 잠시, 또다시 거울 속에서 튀어나오는 낯선 이. ‘나’는 깜짝 놀라 낯선 이를 다시 거울 속에 우겨넣으려 하지만 힘이 너무 세서 당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돌을 집어들어 있는 힘을 다해 낯선 이한테 던져 버리지요.
이렇게도 거칠게 저항했으면 이제 낯선 이는 사라지고 ‘나’는 평화를 되찾을 때도 됐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나’는 그 뒤로도 낯선 이를 따돌리려 갖은 애를 써보지만, 그럴 때마다 징글징글 귀신처럼 되살아납니다. 낯선 이는 심지어 속임수까지 쓰기도 하고, 울먹이며 소리도 지릅니다. 스토커처럼 따라다니는 낯선 이 때문에 지칠 대로 지친 ‘나’도 따라 소리를 지릅니다. 그러자 갑자기 낯선 이가 우두커니 서서 울먹거립니다. 그러더니 모든 걸 체념한 듯 자신이 나왔던 구멍 속으로 다시 들어가려 합니다. 드디어 해치웠습니다. 이제 ‘나’는 속 시원하게 낯선 이를 떠나보내면 되겠지요?

구멍으로 들어가려는 낯선 이를 지켜보는 ‘나’를 가만히 살펴보세요. 왠지 속 시원해 보이지는 않네요. 그렇게 거부하고 따돌리고 돌을 던지던 ‘나’이지만, 막상 낯선 이를 떠나보내려 하니 조금 안됐구나 싶나 봅니다. ‘나’는 아직 많이 어색하지만 낯선 이를 가만히 붙잡아 봅니다. 이게 잘하는 일인가 싶지만, 빨간 리본핀도 예쁘게 매만져줍니다. 낯선 이는 온 마음을 다해 ‘나’와 놀아줍니다.

구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