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론: 노래하는 음악, 노래하지 않는 음악
서문: 노래하지 않는 선
드니 고티에
-류트 프렐류드 D단조
-류트 프렐류드 D장조
루이 쿠프랭
-하프시코드 프렐류드 C장조
-하프시코드 프렐류드 D장조
-하프시코드 프렐류드 F장조
-하프시코드 프렐류드 G단조
장앙리 당글베르
-하프시코드 작품집, D단조 모음곡 중 프렐류드
니콜라 르베그
-하프시코드 작품집 1권, A단조 모음곡 중 프렐류드
-하프시코드 작품집 1권, F장조 모음곡 중 프렐류드
니콜라 시레
-하프시코드 작품집 2권, G단조 모음곡 중 프렐류드
프랑수아 쿠프랭
-하프시코드 연주법 중 일곱 번째 프렐류드 B♭장조
-하프시코드 연주법 중 여덟 번째 프렐류드 E단조
작곡가 문석민, 음악 비평가 신예슬, 작가 오민이 함께 기획한 ‘악보들’이 출간되었다.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약 300년간 서양 음악사를 관통하며 동시대 음악에서 맞춰지지 않은 채 남겨진 조각들을 찾는 ‘악보들’은 총 10권으로 기획되었으며, 1권 『비정량 프렐류드』는 그 첫 번째 책이다.
지금-여기에서 관찰되는 음악의 동시대성은 무엇인가
‘악보들’의 출발점은 지금-여기의 음악이다. 현재 우리가 마주한 음악이 가진 동시대성이란 무엇이며 그것은 어떤 모습인가. 예컨대 “동시대 음악 실험에서 ‘멜로디’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선이 사라지고, ‘음향’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한 덩어리가 그 자리를 대체한 현상”은 어디에서 시작되었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악보들’은 이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서양 음악사에서 지속적으로 마주치는 두 경향의 운동, 즉 음악의 조건을 극복하려는 (보이려 하는 움직임과, 반대로 먼 곳으로 향하는 (보이지 않으려 하는 운동을 우리 신체와 맞닿은 ‘노래’라는 틀로 바라본다. “흥미롭게도 이 두 가지 운동성은 서로 충돌하면서도 협력한다. 때때로 간단히 분리해 내기 어려운 상태로 뒤얽힌다. 하지만 서양 음악사의 흐름에서 특정 경향이 더 강하게 또는 독특하게 운동하는 순간들이 도래했고, ‘악보들’은 그 순간들을 포착하려 했다.” 시간에 따라 변화하며 움직이는 음악의 움직임을 관찰하고, 그 흔적을 구체적으로 드러내는 악보를 통해 긴 여행을 시작한다.
노래하지 않는 선
1권에서 다루는 비정량 프렐류드는 “정량화된 음가와 뚜렷한 박절, 그리고 마디선을 찾기 어려운 프렐류드로, 17세기 프랑스 음악가들에 의해 기록된 장르다. 약 50여 년간 유행했던 이들은 보편의 프렐류드와 마찬가지로 본격적으로 모음곡을 연주하기 전 손을 푸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이어질 곡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연주됐다.”
서양 음악사에서 주요하게 다뤄지지 않는 비정량 프렐류드를 ‘악보들’의 첫 번째 경유지로 정한 이유는, 아마도 노래에서 시작되었을 음악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