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의 말
1부 토끼 두 마리가 아침을 먹는다
토끼 두 마리가 아침을 먹는다 | 아기 새와 둥지 | 진짜 맹꽁이 | 흙 | 엉뿔 | 넌, 왜 입이 없어? | 철새들이 받은 문자 | 엄마, 나가도 돼요? | 우주 학교 | 벌들의 꿈 | 물방개처럼 잠 속으로 | 달밤 | 산사나무 물그림자에서 열매를 따다
2부 눈물이 맑아서
아기와 의자 | 아기가 지나가는 곳에는 | 장래 희망 | 모두 멈춤 | 호수가 얼기 시작하는 밤 | 거리두기 | 눈사람의 비밀 이야기 | 눈물이 맑아서 | 빈 항아리 | 손 꼬옥 잡고 자 볼까 | 벌 연구하던 날 | 기다린 시간이 얼마나 긴지 알겠지? | 엄마 연구
3부 함박눈이 깜짝 놀라서
비밀의 연못 | 목화네 집 | 함박눈이 깜짝 놀라서 | 초록별 지구의 주인은 누구? | 왜 흰 구름만 좋아했지? | 빛과 그림자 | 호수를 사랑하는 어느 아이의 기도 | 목련꽃은 합창 연습 중 | 사랑 | 서휘의 달력 | 말 돌 | 내 손의 선생님이 계신 곳 | 산수유나무 열매
4부 손에서 손으로
시간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면 | 여름과 가을 사이 | 한 바퀴 | 이웃집 대추나무가 우리 집으로 대추를 던지는 까닭 | 첫 받아쓰기 시간 선생님은 왜 ‘어머니’를 부르셨을까? | 손에서 손으로 | 백제 공주님이 되어 본 저녁 | 영불암 부처님이 산 위에서 안 내려오는 까닭 | 내 동생 세수시키는 우리 엄마처럼 | 그리운 사람들이 손전등을 들고 깜박깜박 멀어져 가면 | 심심하겠다. 무덤 속 주인들 | 연날리기 | 어느 봄밤
개미와 사촌이었던
벌들이 어떻게 날개를 갖게 되었냐고?
꿈을 이룬 거지.
날개를 갖는 게
벌의 꿈이었거든.
생각해 봐.
흙 묻은 발로
어떻게 꽃들을 찾아갈 수 있겠니?
_「벌들의 꿈」 전문
시인의 체를 통과하는 순간 벌들이 날개를 갖게 된 것은 그저 진화의 단면으로 멈추지 않는다. ‘흙 묻은 발’로 꽃들을 찾아갈 수 없다는 바람이, 오랜 꿈이 벌들에게 날개를 안겨주었다고 말한다. 새로운 깨달음이 들어차는 순간이다. 그 깨달음은 그저 발상의 신기함에 그치지 않고, 관계의 본질, 서로를 향한 배려를 담고 있다. 이 동시집에 실린 많은 시편을 읽고 부드러운 미소가 번지는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모든 시가 그러하듯, 새롭게 보기 혹은 낯설게 보기 역시 시인 특유의 면모가 아닐 수 없다.
엄마!
우리 집에는
왜 문이 없어?
우리 집에는
백 개도 넘는 문이 있단다.
온통 열려 있을 뿐이지.
그 순간
사과꽃 향기가
노크도 없이 놀러 왔다.
_「아기 새와 둥지」 전문
문이 없는 새의 둥지를 역설적으로 수많은 곳을 향해 온통 열려 있는 공간으로 시인은 인식한다. 이를 통해 ‘사과꽃 향기’가 언제든 드나들 수 있는 것이다. ‘윤석중 문학상’을 비롯해 무수히 많은 수상이 입증하듯 이화주 시인은 우리 동시단을 대표하는 시인이다. 시인의 새로운 동시집으로 우리 동시단은 한층 더 풍성해질 것이다.
둘레를 향한 따스한 관심
이화주의 동시는 그 무엇보다 따뜻하다. 자연과 사람, 관계에 깃든 아름다움을 누구보다 먼저 알아채고, 누구보다 먼저 언어로 담아낸다.
“안녕하세요?”
내가 인사할 때마다
환하게 웃으시는
우리 아파트 청소하시는 아주머니
흰 구름, 파란 하늘 놀러 오라고
아파트 현관 유리창 말갛게 닦으신다
내 동생 세수시키는 우리 엄마처럼
_「내 동생 세수시키는 우리 엄마처럼」 전문
이 동시에는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고 뽀득뽀득 유리를 닦는 아주머니를 묘사하고 있다. 시인은 그이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