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말
1부 근대로의 꿈과 좌절
01 만난 적 없는 사람들을 그리워할 수 있을까? - 정약용, 정약전, 정약종
짧은 글 1: 중세 질서로부터의 탈출 - 이익, 홍대용, 박지원
02 글씨 속으로, 그림 속으로 들어간 사람들 - 김정희, 김홍도
03 사람이 곧 하늘이다, 라는 어마어마한 말 - 최제우, 최시형
04 빈 무덤들 - 김옥균, 전봉준
05 을씨년스러운, 너무나 을씨년스러운 - 고종, 명성황후, 엄비
짧은 글 2: 양화진 외국인선교사묘원과 절두산 성지
2부 친일과 항일의 갈림길에서
06 3ㆍ1 만세운동 이후의 길 - 망우리 묘지 - 유관순, 한용운, 오세창, 방정환, 조봉암
07 도심 속 두 공원묘지 - 김구, 윤봉길, 이봉창, 백정기, 안창호
08 금지된 이름들, 영남의 반골들 - 권오설, 김재봉, 이육사, 김원봉, 이상화
09 아무르 강가에서 울었다 - 조명희, 최재형, 이상설, 김알렉산드라
짧은 글 3: 해외에 묻힌 한인들 - 주세죽, 김규면, 홍범도, 윤이상
10 감옥에서 부르는 희망의 노래 - 안중근, 신채호, 이회영
3부 시인과 작가들의 내면 풍경 1
11 동주의 두만강에서 백석의 압록강으로 - 윤동주, 백석
짧은 글 4: 지안에서 만난 고구려의 묘지들
12 식민지 시대에 리얼리스트로 사는 법 - 염상섭, 채만식, 최남선, 현진건
짧은 글 5: 남한만의 문학이 탄생한 자리 - 김동리, 서정주, 황순원, 조지훈
13 1950년대가 묻힌 자리 - 망우리 묘지 2 - 이인성, 이중섭, 채동선, 차중락, 함세덕, 박인환
4부 나라를 세우는 일, 바로 세우는 일
14 중도 혹은 사잇길의 무덤들 - 이준, 김병로, 이시영, 신익희, 여운형
15 국립묘지에는 누가 잠들어야 하는가 - 국립대전현충원에 묻힌 이들
짧은 글 6: 파주 적성면 북한군묘지에서
16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 - 전태일, 이소선, 조영래, 김근태, 백기완, 문익환, 박종철
17 어떻게 살 것인가, 물으러 묘지에 갔다 -
“삶을 길을 물으러 나는 묘지에 갔다”
역사의 발자취에 남겨진 인물의 묘지에서
발견한 죽음 그리고 삶의 기록
2019년 전작 《세상은 묘지 위에 세워져 있다》(해외편를 통해 “묘지”라는 키워드로 여행 인문학의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작가 이희인이 이번에는 우리나라의 묘지를 답사했다. 20여 년 전부터 해외여행을 떠날 때마다 유명인들의 묘지를 찾은 저자는 그만큼 자주 우리나라 곳곳의 묘지와 무덤을 찾았고, 이번에 그동안 답사한 우리나라 묘지의 이야기를 정리했다.
이 책 《세상은 묘지 위에 세워져 있다》(국내편은 앞선 책과 마찬가지로 묘지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펼쳐 가지만, 그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전작이 근대 이래 세계사의 중심 자리를 꿰찬 서양 문화의 뿌리를 좇는 학문, 예술 기행에 가까웠다면, 이번 책은 다분히 “근현대 인물사”의 성격이 강하다. 서구와의 만남과 식민 경험, 전쟁과 분단, 산업화와 민주화로 이어지는 격랑의 근현대사 속에 첨예하게 대립한 가치들이 명멸해온 이야기가 이 책에 담겨 있다.
저자는 근대 이후 우리나라의 역사와 함께해온 수많은 유명인의 묘지를 찾아 서울 망우리 묘지부터 제주, 전남 땅끝을 넘어 만주와 러시아 하바롭스키까지 오갔다. 그 여정에서 만난 사람도 다양하다. 추사 김정희, 정약용 형제와 전봉준, 최제우 등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수놓은 인물부터 유관순과 김구, 권오설, 김알렉산드라, 안중근 등 독립운동에 몸 바친 열사들, 이준, 여운형, 전태일, 조영래, 문익환, 김종철, 권정생 등 한국전쟁 이후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헌신한 인물, 그리고 윤동주와 백석, 한용운, 염상섭, 황순원, 이중섭부터 신동엽, 박경리, 이청준, 기형도, 그리고 유재하와 김현식까지 글과 그림, 음악으로 우리 삶을 풍요롭게 한 작가들의 내면 풍경까지 담았다.
수많은 묘지를 기행하고, 그 주인들을 되짚어보면서 저자가 찾으려 한 것은 그들의 죽음이 아니라 삶이었다. 역사에 발자취를 남긴 무수한 인물들의 묘지에서 삶의 아름다움과 의미를 성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