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INTRODUCTION 인간 본성의 가장 창조적인 관찰자 아서 래컴의 삽화와 함께한 삶
CHAPTER 1 내 취향은 처음부터 환상적이고 공상적
CHAPTER 2 이 신실한 친구와 함께하지 않은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CHAPTER 3 하늘에 초승달을 걸고 그믐달은 잘라서 별을 만들다
CHAPTER 4 더 부드럽게 명멸하는 상상력의 빛
CHAPTER 5 우리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CHAPTER 6 다채로운 빛깔의 용에게 짓밟혀 부서지고 위협당하는 래컴 공주
CHAPTER 7 모두 흐-은들렸고, 떠-얼렸다
CHAPTER 8 모두 좋은 밤이 되기를 아서 래컴과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이여
인쇄 용어
출처 및 자료
아서 래컴 연보
아서 래컴의 삽화가 실린 책들
옮긴이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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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판타지 문학의 대가를 꼽으라면 『반지의 제왕』을 쓴 JRR 톨킨을 꼽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면, 문학 삽화에서라면 어떨까? 아마도, 아니 분명 영국 출신 일러스트레이터 아서 래컴을 1순위로 꼽을 것이다. 사실 이 두 사람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데, 1890∼1930년대 활동한 래컴의 그림은 1954년 출간된 『반지의 제왕』보다 시대상으로 앞서, 톨킨의 캐릭터 묘사에도 많은 부분 영감을 줬기 때문이다. 『반지의 제왕』에 묘사된, 인간계를 제외한 수많은 생명체의 기괴하고 신비한 형상은 래컴의 탁월한 일러스트레이션 안에 이미 존재해 있던 것이다.
신화와 요정 이야기, 우화, 민간전승 등 신비하고 초월적인 이야기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는 불가능한 래컴의 그림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매력적이다. 초기 작품은 다소 평범했지만 워싱턴 어빙의 소설 『립 밴 윙클』 삽화를 통해 래컴은 일약 인기 작가로 발돋움하게 된다. 이상한 산에서 한잠 자고 일어나니 20년이 지나있었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전혀 어색하지 않게 표현해낸 래컴은 급격한 시대변화에 혼란을 감추지 못하는 수염투성이 립 밴 윙클의 모습을 신비한 난쟁이들의 세계와 평범한 사람들의 세계 사이에 교차시킴으로써 이상하면서도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했다.
우아하고 미려한 아르누보 양식의 곡선이 화면의 흐름을 주도하는 래컴의 일러스트레이션이 가장 빛날 때는 그림 형제와 안데르센의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켄싱턴 공원의 피터 팬』, 『걸리버 여행기』, 『버드나무에 부는 바람』 등 독자의 상상력을 강하게 자극하는 작품과 만났을 때다. 이 만남은 특히 『운디네』, 『니벨룽의 반지』, 셰익스피어의 『한여름 밤의 꿈』 같은 요정과 마녀와 난쟁이, 괴물과 용, 그리고 비틀어진 나무 인간 등 상상 속 생명체와 의인화된 생물체가 수없이 등장하는 고전 작품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탁월한 상상력으로 작품 속 등장인물을 재창조한 그의 삽화가 문자의 한계를 훌쩍 뛰어넘어 원작에 더욱 강렬한 빛을 선사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