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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판타지아 - 악보들 2 (양장
저자 오민
출판사 작업실유령
출판일 2022-12-16
정가 24,000원
ISBN 979118935686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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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론: 노래하는 음악, 노래하지 않는 음악

서문: 노래하는 선과 노래하지 않는 선의 횡단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
-프렐류드(판타지 A단조, BWV 922

카를 필리프 에마누엘 바흐
-판타지아 C장조, H. 284

볼프강 아마데우스 모차르트
-판타지아 D단조, K. 397/385g

루트비히 판 베토벤
-판타지아 G단조, Op. 77
-피아노 소나타 No. 30, Op. 109, 1악장

프레데리크 프랑수아 쇼팽
-프렐류드, Op. 28, No. 24
-녹턴, Op. 62, No. 1

프란츠 리스트
-파가니니 대연습곡, S. 141, No. 2
-초절기교 연습곡, S. 139, No. 9 ‘회상’
노래하는 선과 노래하지 않는 선의 횡단

“공상, 혹은 상상이란 뜻을 지닌 ‘판타지아’는 16세기 무렵 탄생한 기악곡이다. 스페인 음악가 루이스 데 밀란이 어떤 음악을 ‘창작자의 환상과 기술에서 비롯된 음악’이라 표현한 것이 장르의 명칭으로 이어졌다. 그의 표현처럼 판타지아는 연주가의 뛰어난 기술과 작곡가의 자유로운 악상을 선보일 수 있는 장으로, 즉흥 연주에 가까운 부분, 연주가의 기교를 드러낼 수 있는 부분, 노래하는 듯한 선율이 돋보이는 부분, 대위적으로 진행되는 부분 등, 다종다양한 악상이 담긴다.”

‘악보들’의 두 번째 경유지 판타지아는 “음악가들이 상상하는 양극단을 모두 담아낼 수 있는, 관습과 금기를 넘어선 실험을 포용한다. 그 안에서는 고정된 형식, 안정적인 구성, 이해하기 쉬운 텍스처, 당대에 통용되던 완결성을 넘어서는 제약 없는 상상이 펼쳐진다. 그럼으로써 판타지아는 음악의 질서를 유연하게 만들고, ‘하나의 곡’이 포용할 수 있는 범주를 넓힌다. 서로 다른 모양의 조각을 모아둘 수 있는 판타지아라는 장르가 마련한 것은, 무언가의 양 끝점을 점점 더 멀리 밀어 가며 음악의 외연을 확장해 내는”, 노래하는 선과 노래하지 않는 선이 횡단하며 음악이 한층 더 멀리 나아갈 수 있게 해 준 상상의 무대였다.

책 속에서

‘악보들’은 일종의 운동을 실행한다. 시간 안에서 변화하며 움직이는 소리를 음악이라고 한다면, 음악은 그 자체로 하나의 운동이다. 한 음악을 관찰하는 과정 역시 음악을 따라 시간 안에서 행하는 또 다른 운동과 같다. 곡과 곡 사이, 작곡가와 작곡가 사이, 시대와 시대 사이를 들여다보는 과정은 시간의 안과 밖을 횡단하는 운동에 가깝다. ‘악보들’이 실행하는 운동은 서양 음악의 안팎에서 음악을 작곡하거나 연주하거나 연구하거나 관찰하는 서로 다른 실천을 통해 얻은 경험의 교환을 동력으로 삼는다.

‘악보들’이 다루는 사례는 17세기부터 20세기까지, 약 300년간 서유럽 지역에서 펼쳐진 음악들이지만, ‘악보들’의 운동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