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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분해의 철학 : 부패와 발효를 생각한다
저자 후지하라 다쓰시
출판사 사월의책
출판일 2022-12-10
정가 23,000원
ISBN 979119209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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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생겨나면서 손상된다
1 청소 아저씨
2 속성을 상실한 것들의 필요성
3 인간계와 자연계의 틈새에서
4 파손된 것의 이념: 나폴리의 기술
5 기능에서 단절된 기관

1장 ‘제국’의 형태 - 네그리와 하트의 ‘부패’ 개념에 대하여
1 숨겨지는 부패
2 토양 쪽에서 사유하기
3 ‘제국’을 그리다
4 부패를 사유하다
5 분해자로서의 다중
6 역사에서 배우기

2장 나무블럭의 철학 - 프뢰벨의 유치원에 대하여
1 무너뜨리는 장난감
2 프뢰벨의 유치원
3 프뢰벨의 나무블럭 철학
4 나무블럭의 무한성
5 인간과 식물은 자라는 존재
6 노래와 소리
7 먹는 분해자들

3장 인류의 임계 - 차페크의 미래소설에 대하여
1 ‘분해 세계’와 ‘분해에 저항하는 세계’
2 『마크로풀로스 사건』
3 더 이상 신의 미숙아가 아니라
4 메치니코프의 요구르트
5 인류는 언제까지 지속할까
6 인류의 임계로: 로봇의 반란
7 로봇과 인류의 혼교
8 노동 해방에 의한 인류의 멸망: 『도롱뇽과의 전쟁』
9 너무 부서진다고 하는 문제: 『압솔루트노 공장』과 『크라카티트』
10 로봇의 후예들
11 아마추어 원예가의 생태학
12 차페크의 임계에서 도약을

4장 넝마주이의 마리아 - 법과 일상의 틈새에서
1 넝마주이, 어떤 분해자
2 메이지의 ‘넝마주이’
3 쓰레기 세계의 치안과 위생
4 양아치와 룸펜 프롤레타리아트
5 폴란드에서 개미촌으로
6 만주에서 개미촌으로
7 ‘개미촌’이라는 무대에서
8 부끄러움과 유쾌함
9 쓰레기를 먹는다

5장 떠들썩한 장례식 - 생태학사 속의 ‘분해자’
1 생태계라는 개념
2 생산자와 소비자와 분해자
3 ‘분해자’란 무엇인가
4 ‘분해자’ 개념의 탄생
5 장의사와 재활용 업체
6 얼룩말과 연어와 고래의 ‘장례’
7 인간의 ‘장례’
8 똥 속의 보석
9 파브르의 소똥구리
10 분해 세계로서의 번데기

6장 수리의 미학 -
“생산력이 아니라 분해력을 드높이자.”
가장 위험한 세계는 아무것도 썩지 않는 세계
생산과 성장의 관점에서는 보이지 않던 분해의 세계를 만나다

악취가 나고 형체가 흐물흐물해지는 부패에 대해 우리는 불편함을 느낀다. 음식물을 유통하고 소비하는 과정에서 부패는 당연히 피해야 할 것으로 여겨진다. 현대 사회에서 부패는 언제나 그늘 속의 존재다. 그러나 부패 없이 세상이 돌아갈 수 있을까? 예컨대 발효란 부패의 일종이며, 어쩌다가 인간에게 유용하게 된 부패 현상을 ‘발효’라 부르는 데 불과하다. 또한 썩지 않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해양 쓰레기는 쌓여만 가고, 자연적 분해 능력을 넘어선 온실 가스에 의해 기후 위기는 눈앞에 닥쳐왔다. 부패와 분해를 고려하지 않는 근대적 생산과 성장의 관점으로는 이 위기를 풀어낼 실마리조차 찾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 책 『분해의 철학』은 농업사학자 후지하라 다쓰시(藤原辰史가 생태학 개념인 ‘분해’를 주제어로 삼아 철학, 생물학, 인류학, 문학 등 학문의 틀을 뛰어넘어 그간 주목받지 못했던 분해 현상에 새롭게 빛을 비춘 책이다. ‘분해’는 자연 세계뿐 아니라 인간 사회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낙엽이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어 식물에게 양분을 제공하듯, 망가진 자동차는 폐차장에서 분해되어 새로운 생명을 얻는다. 만일 그런 분해 과정이 없다면, 폐차는 부패되지 않은 채 쓰레기로 지상에 산더미처럼 쌓이고 말 것이다.

이렇듯 생산과 소비의 닫힌 순환에서 벗어나 ‘분해’의 관점으로 눈을 돌리면, 쓰레기를 수집하거나 부서진 물건을 고치는 노동이 사회의 지속가능성에 얼마나 필수적인지 깨닫게 된다. 나아가 우리 자신도 자연 속에서 분해자의 역할을 해야 하며, 지금까지 그 역할을 자각하지 못했기에 기후 위기를 초래했음을 인식하게 된다. 그래서 저자는 이 위기의 시대에 우리가 활성화해야 할 것은 생산력이 아니라 ‘부패력’이라고 말한다. 가장 위험한 세계는 아무것도 썩지 않는 세계이기 때문이다. 이 책은 이런 독창적 논지로 일본 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