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는 타오르는 불길에 영혼을 던져보았는가” 만인을 위해 싸울 때 나는 자유라고 외친 순수한 영혼
작가 김형수의 통찰로 재조명한 김남주 생의 철학과 유산
온 생애를 민중의 자유와 평등을 위해 헌신하였고 자기 시대를 누구보다도 사랑했던 순수한 시인 김남주(1945~1994의 생애를 올올이 살려낸 『김남주 평전』이 출간됐다. 김남주 시인의 문단 후배이자 민주화운동의 산실에서 함께한 저자 김형수는 “그의 시에 빚을 진 한 사람으로서” “미천해 보이는 지상에 김남주라는 영혼이 다녀간 사실을 증언”하고자 김남주의 생애를 복원하는 데 오랜 시간 열정을 쏟았다. 군사독재가 사라지고 30년이 흐른 세월에도 우리가 지금 김남주의 불꽃같은 삶과 문학사적 자취를 다시 살펴보아야 하는 까닭을, 작가 김형수는 여전히 대한민국에 ‘촛불’ 같은 영혼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시인의 곁에서 경험한 일화들과 출간되었던 산문, 가까운 지인들의 취재를 망라해 완성된 『김남주 평전』은 김남주 문학의 토대가 된 생애 전반부는 물론이고 삶의 치열한 현장에서 자유의 깃발을 위해 민중 문학으로 투쟁하였던 후반부까지 생생하게 그려낸다. 편편이 흩어진 문학사적ㆍ역사적 사건의 조각들을 그러모아 김남주의 삶과 문학, 민주화 투쟁이 어떻게 하나일 수밖에 없었는지를 유기적으로 연결해 낸 이번 작업은 지금까지 시인의 생애 경로와 유산을 정리한 결과물 중 가장 결정체라 평할 만하다.
김남주를 기억하는 일은 ‘허황된 미래’에 대한 저항의 서사를 놓치지 않으려는 한 수단이다
김남주의 삶을 논하는 데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의 시인 만큼, 작가는 김남주가 남긴 작품들 중 한국시사에 커다란 족적으로 남은 시들을 중심으로 서사를 펼친다. 《창작과비평》에 투고하여 문단에 등단함과 동시에 지식인 사회는 물론 민주화운동권에서도 화제가 된 「잿더미」를 비롯해 김남주의 자기 기반이었던 농촌 사회와 해결 과제로서의 계급 감정이 드러나는 「종과 주인」, 대학 재학 중에 반(反유신 지하신문 《함성》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