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두기
발간사
머리말
-- 어용노조를 물리치고
001 방용석 우리의 만남이 희망입니다
002 양승화 함께 가자, 갈 길 멀고 험해도
003 박순애 내 정체성의 중심, 원풍노조
004 이규현 나는 지옥에서 살아남았다
005 이필남 나의 삶을 빛나게 한 원풍노조
006 윤춘원 내 인생에 감동한다
007 명인숙 하늘이 맺어준 인연들에 감사하며
008 김명자 원풍은 나의 고향이다
009 박칠성 마라톤 같았던 내 인생
010 김숙자 (전방 C 작은 행복에 감사하며
011 김중순 원풍은 내 인생의 절반
012 신필섭 시린 가슴에도 온기가
013 양분옥 내 인생에 박수를 보내다
014 이영순 우리에게도 희망의 날이 올까
015 정정순 지지 않는 꽃
016 김두옥 원풍동지들과 함께 걸어온 길
017 이영섭 고진감래
018 박순희 민중과 동행하는 삶으로
019 박미선 큰 자랑이 된 원풍노조
020 임충호 푸르른 소나무를 닮은 사람들
-- 민주노조의 탄생
021 기성순 다시 찾은 웃음꽃
022 김금자 노동조합이 뭐 길래
023 김금희 내 삶속에 등대
024 김윤옥 내 자존감의 뼈대를 세운 곳
025 이영자 소원이 이루어진 날의 감동
026 이현숙 가뭄에 단비처럼
027 임선호 전설 속의 누님
028 최종예 잊을 수 없는 아픔의 기억들
029 허만관 황금빛 내 인생
030 황선금 더불어 걸어온 길
031 황영애 탈춤 추며 행복했던 노동조합
032 김두숙 나의 갈길 다가도록
033 김순애 내 인생의 우상 원풍노조
034 김향자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은 인연들
035 박영순 그리운 추억에 웃는다
036 안윤옥 나는 행복한 사람
원풍노조 126명의 증언록에 부쳐
- 북풍한설을 거역하며 살아온 50년의 삶
불가의 옛말에“모래가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듯 시간은 나로부터 달아난다”는 말이 있습니다. 시간이 흐름을 거스를 수 없듯이, 지난날의 기억은 나뿐만 아니라 세간의 기억에서도 달아나기 마련입니다.
1972년, 원풍모방의 전신인 한국모방에서 시작된 민주노조 건설의 빛나는 승리는 단순히 70년대를 대표하는 노동운동의 역사에 그치지 않습니다. 유신독재와 긴급조치라는 엄혹한 시대 조건 속에서 원풍노조가 이루었던 많은 성과들은 지금 여기에서 고통 받고 있는 노동자와 서민들에게 꺼지지 않는 희망의 불꽃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알려진 것처럼 원풍노조는 70년대 민주노조 중 가장 오래 싸워, 가장 많은 해고자가 나온 기록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기록을 세울 수 있었던 바탕에는 활발한 조합원 교육, 다양한 연대활동, 노조 내 남녀평등, 노동자의 경영참여 등 당시로서는 매우 앞선 노조와 이를 구성한 노동자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이 책에 실린 원풍노조 126명의 기억과 기록은 잘 알려진 운동가가 아닌 평범한 민초이자 현장 노동자들의 삶이라는 점에서 더더욱 소중합니다. 사람이며 또한 노동자인 각자가 노동조합을 통해 어떻게 투쟁하고 변화했으며, 다른 곳 다른 삶 속에서도 함께 견디며 끊임없이 연결되어 왔는가를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꽃은 바람을 거역해서 향기를 낼 수 없지만,
선하고 어진 사람이 풍기는 향기는
바람을 거역하여 사방으로 퍼진다.
북풍한설을 거역하며 살아온 세월이 어언 50년에 가깝습니다. 광풍 가운데서도 스러지지 않았던 10년의 싸움, 그 후로 오늘까지 이어진 진실규명과 명예회복 투쟁에서 보여준 원풍노조와 조합원들의 모습 속에서 우리는 짧은 뜨거움이 오랜 따뜻함으로 변모한 ‘사람’을 발견합니다.
모두를 품는 따뜻한 연대의 마음이 오늘의 노동현실을 거역하는 짙은 향기가 되어 사방으로 퍼지기를 바라며, 수고하신 모든 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