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일제강점기 장애인 소외의 역사
1부 근대의 장애인 정책
1장 근대와 함께 출현한 장애
격동과 암흑의 시대
조선시대에 ‘장애’는 없었다
종합적·미시적으로 살펴본 장애인의 삶
2장 다양해진 장애 원인
개화기, 전차 사고로 인한 장애인 늘어
일제강점기, 식민지와 산업화가 낳은 여러 장애
3장 개화기 장애인 정책
어쩌면 조선시대가 현대보다 앞섰다
지식인들의 부단한 노력
4장 근대식 장애인 교육기관
외국인 선교사와 함께 시작된 장애인 특수교육
로제타 홀, 조선 최초로 맹아학교를 설립하다
페리와 패쉬, 시각장애아에게 기술을 가르치다
장애를 바라보는 서양인의 시선과 한계
5장 일제강점기 장애인 관리정책
지원은 없이 가족에게 부양의 책임을 떠넘기다
불구자와 고아를 구호하라!
구걸하는 장애인은 잡아다 가두고
제생원 맹아부를 설립한 일제의 의도
박두성, 한글점자 훈맹정음을 창안하다
이창호 목사가 운영한 평양광명학교
6장 장애에 대한 인식이 바뀌다
중대한 병에서 불구자로
세상에서 가장 불쌍한 존재라는 동정의 시선
학대와 멸시의 대상
‘인육’이라는 민간요법이 성행한 이유
예수도 믿어보고 교주에게 매달려도 보고
장애인 자살의 급증
우생학, 차별과 배제의 과학적 근거?
헬렌 켈러의 한국 방문이 남긴 것
2부 근대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
1장 신체적 장애
해마다 늘어나는 시각장애인
귀가 어두워 내외간에 속 깊은 얘기도 못 나누고
지체장애인의 고단한 삶
뇌전증, 제일 고치기 어렵다는 병
2장 정신적 장애
범죄자 취급당한 정신장애인
지적장애인, 준금치산자로 규정
3장 기타 장애
어느 성기능 장애인의 절규
기형아, 태어나자마자 버려지는 신세
일본 순사보다 무섭다는 한센인
장애 여성이 겪은 이중의 질곡
한국에 살았던 장애 일본인들
3부 근대사에 족적을 남긴 장애 인물들
근대, 장애인 소외와 배제가 본격적으로 형성된 시기
종합적·미시적으로 살펴본 근대 장애인의 삶
역사 속 장애인의 삶을 연구하는 데 매진하고 있는 정창권 교수가 이번에는 개화기와 일제강점기 장애인의 삶을 자세하게 들여다보았다. 전작 『세상에 버릴 사람은 아무도 없다』(2005, 『역사 속 장애인은 어떻게 살았을까』(2011에서 저자는 고대부터 조선시대까지의 장애인 복지정책과 삶의 모습을 실증적으로 보여주었다. 이번에 출간된 『근대 장애인사』에서는 근대 장애인사를 종합적으로 살펴보는 한편, 관찬사료와 신문·잡지, 문학작품, 일기·문집류, 외국인 견문록 등을 토대로 미시적으로 살펴본다.
저자에 따르면 근대에 이르러 장애인의 삶은 크게 위축되었다. 조선시대만 해도 장애인 복지정책과 사회적 인식이 근대보다 훨씬 앞서 있었다. 조선시대 장애인은 지역사회에서 배제되지 않고 더불어 살았고, 양반층의 경우 정1품 벼슬에까지 오를 수 있었다. 처지에 맞게 직업을 갖고 자립하도록 했고, 자립이 어려운 장애인은 나라에서 직접 구제했다. 장애인이 할 수 있는 직업이 많았고, 다양한 지원정책을 펼쳤다. 당시 장애인은 단지 몸이 불편한 사람일 뿐, 사회적 편견은 크지 않았던 것이다. 따라서 장애 유무에 관계없이 능력이 뛰어나면 존경과 대우를 받았고, 장애인들이 여러 분야에서 다양한 업적을 이룰 수 있었다.
하지만 근대, 특히 일제강점기가 되면서 상황이 급격히 달라진다. “근대화, 산업화, 식민지 상황으로 인해 장애인의 수가 급증한 반면 복지정책은 거의 시행되지 않았다. 장애에 대한 인식도 매우 부정적으로 바뀌어서, 이제 장애인은 동정과 비유의 대상을 넘어 놀림과 학대, 배제의 대상이 되었다. 그 결과 장애인들은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했다.”
이처럼 근대는 장애가 핸디캡이 되고, 지금과 같은 편견과 차별, 배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시기였다. 지금 우리가 안고 있는 장애 문제는 근대에 들어서면서 본격적으로 형성되었다고 볼 수 있다. 개화기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