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농부가 살려 쓰는, 구수하고 정감 넘치는 우리말
1부 언어의 변신과 퇴색
2부 내 고장의 잊혀가는 말들의 뒷얘기
ㄱ
가난을 용천에 댄다
가라고 가랑비
가래침도 요구되다(요기되다
가리막 타다(가리 타다
가매(가마 타고 시집가긴 글렀어
가뭄에 콩나덧
가시내(계집애가 오랍시(오라버니라 헝개 머심애 (사내아이도 오랍시라 헌다
가실
가품(家品
간(肝에 기별도 안 가다
갈비 휘다
감질나다(감질내다
강구
강짜
같은 돈 열닷 냥이면
같잖은 것
개가 죽사발 핥듯 매끈하다
개두하다
개발에 다갈(개발에 편자
개안(개운허다
개자리
개좆머리(개좆부리
개평꾼
거덜나다
거들다
거들떠보지도 않다
거들먹거리다
거리속
거마리(거머리는 기상(기생 죽은 넋
거침새
건너다 보면 절터
건성굴레
걸다
게으른 소 멍에 분진다(부러뜨린다
계란 찌고
고드름에 초친다
고리탑탑하다
고자리도 오뉴월이 한창
고장 안 나면 기계 아니고
고지
곧이 안 들어
공것이면 양잿물도 먹는다
공방풀이
구석
구시렁구시렁하다
구십머리(구습머리
구잡스럽다(부잡스럽다
구정물 통에 호박씨 놀듯
국내 장내 아는 놈
굶어 보지 않은 놈 배고픈 설움 모르다
권도살림
귀동냥
귀먹은 중 마 캐듯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
귀신은 경문에 막히고 사람은 인정에 막힌다
귀신이 곡(哭할 노릇
귀짜다
- 기라우
기름 먹은 강아지
기생오래비
기알젓(게알젓에 서숙(조밥
- 기요
기와집 팔아 못 고친 병 돈 닷 돈에 나았다
까락까락 따진다
까시버시(가시버시
깐드락깐드락(싸드락싸드락
깔끄막에 놓아도 반듯하다
깔쟁이(꼴쟁이
깝죽대다(깝죽거리다
깨진 그릇 맞추기
깨팔로(팔러 가다
껄떡거리다
꼬라지내다
꼬시레(고시레
꼭감(곳감만 사오면 열두 가지 반찬 만들 줄 안다
꼽꼽허다
꾀복쟁이 친구
꾸엉 꾸엉(꿩 꿩 장서방
꾸엉(꿩 잡는 게 매
꾸역꾸역
꿈에 떡 얻어먹기
끙짜놓다
ㄴ
남산골샌님 아랫턱 까
머리말
선친이 남긴 제본 유고 외에, 따로 닥나무로 만든 얇은 미농지에 괘선이 그려진 괘지에 먹지를 대고 쓴 「언어의 변신과 퇴색」을 1부에 실었다. 일상 속에서 무심코 잘못 쓰는 언어 관행에 대해, 나름 문제점을 지적하고 바른 언어 사용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남편에 대한 호칭인 ‘당신, 여보, 아빠’라든가, 아내를 부르는 ‘주부’ 등이 일본어의 영향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지적은 새롭다. 그밖에 ‘필히, 왕왕, 마-’ 등도 일본어의 영향임을 밝히며, 사회 지도층의 각성을 촉구하기도 한다.
2부는 구수하고도 진솔한 고향 말들이 잊혀가는 것을 안타까워하던, 당시 74세의 노인이 그간 익숙하게 써 오던 말들이 구체적으로 어떤 맥락에서 쓰였는지, 실감 나는 사례를 중심으로 가나다순으로 정리한 것이다. (중략 또한 2부는 구체적인 사례 중심의 사투리 용례 사전이다 보니, 구성진 사투리와 특유의 말투가 어울리는 입말의 대화체라서, 사투리를 그대로 살렸다. 문맥으로 쉽게 이해되는 부분은 그대로 두고, 낯선 사투리에는 표준말을 덧붙였다.
이 책을 쓴 농부 김장순은 일제 강점기와 해방 직후의 혼란 그리고 한국전쟁과 산업화로 인한 농촌의 소멸을 겪으며 산 세대다. 한자어와 일본어에 익숙하면서도 나라꽃인 무궁화를 해방 후에야 알았다고 부끄러워하며 우리말의 변질과 퇴색을 안타까워할 줄 아는, 농촌과 고향 나아가 조국에 대한 깊은 애정을 지녔다.
우리가 잃어버린 과거 농촌의 삶이 자연과 공존하는 생태적인 삶이며, 지독한 가난 속에서도 이웃의 배고픔을 살피고 기꺼이 나누는 인정 넘치던 시절이었음을 이 용례 사전을 통해 살피는 것도 기쁨이 되리라 생각한다. 농부가 살려 쓰는 우리말 중, 우리의 삶을 더 정겹고 실감 나게 표현하는 말을 찾아, 독자 스스로 자신의 언어생활에 적용해 보았으면 좋겠다.
책 속에서
개좆머리(개좆부리 : ‘감기’를 속되게 이르는 말
개좆머리 들었다, 개좆부리 걸렸다 함은 감기 들었다는 말인데, 요즘에도 노년층에서 심심찮게 쓰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