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품은 위대한 미술 이야기
이 책은 실제 미술사에 중대한 영향을 끼친 시대적 요인들과 주변 세계의 발전 과정을 함께 살펴볼 수 있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기독교의 확산, 흑사병의 창궐, 종교개혁, 프랑스 혁명, 영국의 산업혁명 등 세계사를 뒤흔든 결정적인 사건들이 일어날 때마다 예술에서도 새로운 미술 양식들이 고취되고 발전해왔다.
1700년대에는 실증적인 조사, 원인과 결과, 자연세계에 대한 주의 깊은 관찰 등 계몽주의와 과학이 크게 융성하고, 삶의 모든 영역에 걸쳐 변화가 일어난다. 예술은 이런 멋지고 새로운 세계를 성공적으로 반영하는데, 조셉 라이트 같은 화가들이 이를 놀랍도록 생생하게 기록한다. 1800년대 후반에는 윌리엄 헨리 폭스 탤벗과 루이 다게르가 사진 기법을 개척해 세상에 공개한다. 사진술의 발명은 예술 세계의 근간을 흔들어 놓는다. 사진술은 어떤 예술가들에게는 매우 유용한 수단이 되었지만, 어떤 예술가들에게는 그들의 작품 시장을 파괴할지도 모르는 경계의 대상이었다. 극소수의 예술가들만이 사진술이 그 자체의 힘으로 주요 예술 형식이 될 것이라고 내다보았다. 한편, 철도의 급속한 발전은 사회를 변화시키고 더 큰 이동성과 상업적 기회를 가져온다. 예술가들은 철도라는 새로운 현상이 제공하는 기회를 빠르게 잡는다. 가장 유명한 실례는 윌리엄 포웰 프리스가 그린 〈기차역〉일 것이다. 그가 이 그림으로 엄청난 수익을 올리자, 다른 예술가들 또한 철도라는 소재를 다루기 시작한다. 에두아르 마네, 귀스타브 카유보트, 클로드 모네 또한 근대적 삶을 그리겠다는 그들의 포부를 기차역 그림으로 나타낸다. 1920년대에는 제1차 세계대전의 여파로 재생의 시기가 도래한다. 이 시기에는 바우하우스와 다다를 포함한 주요 미술 운동들이 생겨나며, 특히 전쟁의 부조리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다다가 크게 부상한다. 1930년대 미국은 대공황의 극심한 고통 속으로 빠진다. 유럽에서는 무솔리니와 히틀러가 이탈리아와 독일에서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파시즘이 대두한다. 제2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