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에서
잘 만들어진 작품집과도 같은 이 책은 전세계 곳곳에서 찍은 사진들을 단순히 엮기만 한 것이 아닙니다. 그 안에는 사진을 찍은 이들이 겪은 사건들에 대한 진실한 이야기가 함께 들어 있습니다. 독특한 상황 속 특별한 증언들, 인상적인 사진들로 가득한 페이지를 넘기면서 당신은 놀라운 만남과 감동적인 이야기들에 매료될 것입니다.
- ‘역사적 프로젝트의 시작’ 중에서
록다운 28일째. 엄마를 못 본 지 거의 한 달째. 장을 봐서 엄마 아파트로 배달을 시켜요. 우리가 직접 엄마네 단지로 들어갈 수 없으니까요. 엄마와는 매일 통화를 해요. 하지만 만나는 거랑 어떻게 같겠어요. 안아주질 못하잖아요. 엄마는 89세라서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잘 이해를 못 하세요. 분명히 불편하실 거예요. 무섭기도 하겠고요. 다시 밖에 나갈 수 있을 때까지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지 모르니까요.
- ‘당신의 창밖은 안녕한가요’ 중에서
사랑하는 우리 개 홀리를 막 묻어주었어요. 홀리는 몇 달만 있으면 열여덟 살이 되었을 텐데 부활절에 죽었습니다. 매일 홀리의 무덤에 찾아오는 손님이 많아요. 그중 하나가 새모이를 훔쳐 먹는 사슴들이죠. 요즘 아침마다 내가 가장 먼저 하는 일은 창밖을 내다보며 내가 얼마나 홀리를 사랑하는지 말해주는 거예요. 팬데믹 때문에 나는 잠시 숨을 고르고 홀리의 마지막 소중한 순간들을 함께할 수 있었어요. 여러분도 지금 세상 어디에 있는지 알려주세요.
- ‘동물의 왕국’ 중에서
요즘은 어쨌든 조용합니다. 며칠 전부터―며칠인지 세고 있지는 않아요― 록다운 중이라서요. 나는 그래도 이 전망이 좋아요. 내 침실 창을 통해 지붕 위로 맨해튼이 조금 보여요. 하지만 내 건물 옆쪽에서 자라는 담쟁이도 보이고, 시야를 막고 있는 옆 건물에는 정리되지 않은 전선의 빛과 그림자도 보이네요. 내 눈에는 이 불완전함이 정말 멋져요! 여기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의 꼭대기가 조금 보이기도 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시에서 산다는 게 아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