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입학식
다윤의 이야기
소란의 이야기
해인의 이야기
은지의 이야기
우리가 가까워지는 동안
우리가 가장 친했을 때
다시, 은지의 이야기
다시, 해인의 이야기
다시, 다윤의 이야기
다시, 소란의 이야기
에필로그
작가의 말
천천히 답을 찾아가면 돼. 우리는 계속 자라는 중이니까.
?소란 “앞으로 누가 이런 말 하면 차소란 존나 나쁜 년이라고 좀 해 줘.”
맨날 붙어 다니는 네 명 중의 한 명. 그 조용한 애. 넷 중 가장 공부를 못하고, 가장 말이 없고, 중간 키에 개성 없는 얼굴에 아무런 사연도 특징도 없어서 아무도 눈여겨보지 않는 걔, 로 불리는 아이. 그런데 이것이 소란의 전부일까.
?다윤 “다정이 그만 아팠으면 좋겠어. 아플 거면 그냥 없어졌으면 좋겠어.”
우울한 집안 사정 같은 건 아무도 몰랐으면 하는 마음과 누군가 먼저 알아줬으면 하는 마음이 다윤 안에 뒤엉켜 있다. 동정은 싫지만 위로는 간절하다. 이런 다윤을 엄마는 이해할 수 있을까. 책등의 색이 날아가듯 빛바래져 가는 다윤의 마음을 이해할 수 있을까.
?해인 “제 인생 망치지 않았어요. 망쳐지지 않았어요, 아빠.”
해인은 베란다 짐 더미 가운데 서서 계속 울었다. 엄마가 손을 내밀어 구조하듯 해인을 베란다에서 데리고 나왔다.
“다른 핑계 찾을 거 없어. 지금 우리 눈물 나는 상황 맞아. 그러니까 울고 싶으면 그냥 울어.”
?은지 “우리 친하게 잘 지냈었잖아. 근데 나한테 갑자기 왜 그랬어?”
그때 은지는 처음으로 잘못하지 않아도 불행해질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사람들은 모두 스스로 선택하지 않은 일에 영향을 받고 책임을 지고 때로는 해결하면서 살아간다는 사실도.
영화 동아리에서 만난 소란, 다윤, 해인, 은지는 ‘맨날 붙어 다니는 네 명’으로 통한다. 중학교 3학년을 앞두고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 이들은 다소 충동적으로 한 가지 약속을 한 뒤 타임캡슐에 넣어 묻는다. 앞날이 바뀔지 모를 이 약속 뒤에는 저마다의 이유가 있었다. 순간의 여러 감정과 계산이 빚어낸.
소설은 이 약속을 둘러싼 네 아이들의 속사정을 번갈아 풀어놓는다. 평온하게 흘러가는 타임라인 위에 커서를 대고 잠시 정지된 장면을 들여다보듯, 작가는 인물들의 마음과 주변을 찬찬히 훑는다. 가장 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