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의 말 ……05
01 최선의 선물 ……11
02 - 첫 번째 접속 - 낙엽 위에 떨어진 작은 불씨 ……22
03 가면 뒤의 가면 ……33
04 - 두 번째 접속 - 그림자놀이 ……42
05 불확실한 미래에 최면을 건다면 ……50
06 - 세 번째 접속 - 꿈의 무게 ……64
07 햇살이 눈부신 날 ……73
08 - 네 번째 접속 - 외계인의 언어 ……87
09 가족의 명장면 ……93
10 - 다섯 번째 접속 - 트라우마에 갇혀 ……102
11 돌탑 쌓기 ……114
12 - 여섯 번째 접속 - 특별한 우주의 섭리 ……126
13 신이 잠든 사이에 ……130
14 - 일곱 번째 접속 - 피카르디 3도 ……156
15 심장이 멈춘 후 ……167
16 - 여덟 번째 접속 - 음악의 수수께끼 ……179
17 직선이 아닐지도 ……188
18 - 아홉 번째 접속 - 다윗과 골리앗의 싸움 ……198
19 달이 차오르는 시간 ……209
20 - 마지막 접속 - 리셋 ……226
책 속에서
“기억공유 시스템을 진행하시겠습니까?” 코디네이터가 나와 아빠를 번갈아 보다 아빠에게 물었다. 아빠가 문득 나를 보았다. 나란 존재를 잊고 있다 생각난 듯한 표정이었다. 아빠는 턱뼈가 부풀 정도로 이를 꽉 문 채 눈썹을 꿈틀거렸다. 눈빛으로 묻고 있는 것이다.
--- p.12
잔잔하게 빛나는 밤하늘의 별은 고요하면서도 장중했다. 음악이 품은 뱃사람들의 삶, 그들을 이해하기에는 물리적거리도, 심리적거리도 너무 멀다. 어쩌면 거리와 상관없이 인간과 인간의 관계에서 완전한 이해란 불가능한 것 아닐까. 그게 가족이라고 해도. 해민이를 떠올리자 가슴이 먹먹해졌다.
--- p.27
엄마 잃은 상실감, 아빠에게 받은 상처, 오빠에 대한 열등감. 모든 건 내가 해석한 세계였다. 세상을 휘저으며 쏘다녔지만 나는 내 머릿속에서 한 발자국도 나간 적이 없었다. 가상현실에 갇힌 건 오빠가 아니라 나였다. 눈을 떠야 했다. 세상을 제대로 편집해야 했다.
--- p.138
수많은 시간, 세상을 헤맨 이유를 확실하게 깨달았다. 나는 나를 찾고 있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내게 향하는 길은 오빠의 기억 안에 있었다. 기억공유가 아니었다면, 여전히 어두운 방에서 잠든 채 빌딩 숲을 어슬렁거리는 외계인을 대면하고 있을 것이다. 나와 타인과의 세계는 독립된 것이 아니었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서로 연결되어 있었다.
--- p.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