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산의 영혼에 탁본된 불멸의 순간들
박인식
엮은이의 말
디지털로 되살린 산의 기억
천상의 화원에서 짙은 안개 속으로
두 얼굴을 지닌 여름 지리산 종주
부드러운 능선과 다채로운 암벽
네 남자의 설악산 가을 산행
해군함을 타고 떠난 울릉도와 독도
하계 학생해양훈련
순백의 절경을 선사한 백록담
역사적인 적설기 한라산 등반
그대는 아는가, 저 눈의 나라를
대관령 스키 대회
스키 불모지에서의 가능성 발견
평창 발왕산 답사
눈을 찾아 백두대간의 마지막 마을로
진부령 흘리
두려움과 즐거움이 교차한 모험
슈타인만클럽의 설악산 천불동 스키등반
여성 산악 활동의 효시
이화여대 사대산악부
대학생들과 함께한 새로운 경험
이대등산부의 지리산과 한라산 등반
산악 강국을 위하여
산악운동의 모체 한국산악회
산악사진의 개념을 터득한 순간
일본 북알프스 등반
일본 산악인들과의 합동 등반
북한산, 설악산, 그리고 한라산까지
히말라야를 꿈꾸며
극지법 방식의 지리산 훈련 등반
산악 선배에 관한 소회
김정태 선생과 일본인 이이야마
등산 대중화를 위한 노력
등행 경기와 경보 대회
산에서 만난 인연들
함께한 시간을 추억하며
사진 활동에 힘을 보태 준 동료들
에코클럽과의 깊은 인연
십동지를 떠나보내며
설악산 조난 사고 현장
제주의 폭우와 바람을 헤치고
한라산 학생해양산악훈련
국민 체력 향상을 위한 대규모 행사
전국학생특수체육대회등산대회
알피니즘의 요람, 북한산과 도봉산
산악사진의 출발지
거대한 산속에 파묻힌 민족의 비극
지리산 반야봉에 얽힌 추억
나의 산, 나의 사진
산처럼 너른 산사람의 마음
산언저리의 기록
아쉬움이 남는 사진들 김상훈
김근원(金槿原 연보
평생을 산과 함께한 사진가
경남 진주 출생의 김근원은 소년 시절 상경하기 전까지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곳에서 살았다. 하지만 산은 멀리서 바라보고 마는 대상이었을 뿐, 결혼해 아이까지 둔 삼십대 초반이 되어서야 처음 발을 들이게 되었다. 1954년 가을, 육이오전쟁으로 서울의 집을 잃고 황망해 있을 때 운명처럼 북한산이 시야에 들어왔고, 카메라를 들고 홀연히 찾았다가 한평생 산과 함께하게 되었다. 어릴 적 삼촌에게 선물받은 장난감 같은 카메라로 사진을 처음 접했던 그는 한 번도 전문적인 사진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일본의 사진 관련 서적을 읽었던 것이 이론의 전부였던 대신, 카메라를 들고 부단히 전국의 산을 오르고 몸소 부딪히며 터득했다. 천부적인 재능이라고 할 수밖에 없게, 그의 사진에는 웅대하고 수려한 풍경뿐 아니라 산과 사람이 교감해 온 시간들이 녹아들어 있다. 그것은 돌담불, 불타 버린 고사목, 빨치산의 흔적처럼 쉽게 눈여겨보지 않는 것에 담겨 있으며, 사람들을 맞아 주던 산장이나 한라산 백록담에서의 야영 등 지금은 찾아볼 수 없는 장면에서도 드러난다. 또한 그의 카메라 아이(camera-eye는 산중의 숲이나 암벽, 얼어붙은 폭포처럼 위험한 장소를 가리지 않았고 아슬하게 로프에 의지한 클라이머의 한순간까지 놓치지 않았다. 작가 박인식은 서문 「산의 영혼에 탁본된 불멸의 순간들」에 이렇게 썼다. “그의 작업은 사람의 산 사랑이 인간 사회의 질서와는 다른, 보다 깊고 보다 높은 차원의 질서로 연결되기를 꿈꾸는 기도 행위였다. 그의 산은 산을 사유하게 하지 않는다. 오히려 인간에 대한 산의 사랑을 체험하게 한다. 사유로는 도달할 수 없고, 오직 체험할 수 있는 산의 무한이 영원으로 이어지고 있음을 일깨운다.”
김근원의 사진이 한국 산악사에서 이룬 업적은 자명함에도 불구하고 그의 활동을 심도있게 다룬 연구나 매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 책은 그가 평생 매달렸던 사진에 대한 깊은 성찰과 산악 활동의 기록을 함께 담은 첫 결과물이다. 마지막 장을 제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