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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나는 따로 할 거야 - 사계절 웃는 코끼리 26
저자 유은실
출판사 사계절
출판일 2022-12-20
정가 8,500원
ISBN 979116981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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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골은 쓸쓸해
근육은 소중해
작가의 말
많이 컸다는 건, 다른 사람의 쓸쓸함을 아는 것

어느 날, 정이는 한쪽 귀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염증이 생긴 것 같아 이비인후과에 가기로 한다. 정이를 잘 아는 독자들이라면 아마 정이네 엄마처럼 말할 것이다. “살다 보니 우리 정이가 아픈 날도 있구나.” 예방 주사를 맞으러 소아과에 간 것 말고는 병원에 간 적이 없을 만큼 건강한 정이가 아프다니! ‘정이 이야기’ 다섯 권 만에 처음 생긴 사건에 엄마도 독자들도 놀라지만, 오빠 혁이만은 침착하다. 이비인후과 단골인 오빠는 체온계를 가져와 정이의 열을 재고, 출근해야 하는 엄마 대신 정이를 병원에 데려간다. 정이의 증상을 수첩에 꼼꼼히 적고, 걱정하는 정이 손을 꼭 잡아 준다. 다행히 의사 선생님이 귀에서 커다란 귀지를 꺼내자마자 정이는 금세 괜찮아지는데, 오빠는 왠지 조금 힘없어 보인다.

그날 저녁, 엄마는 아빠에게 전화해 오늘 일어난 일을 웃으며 들려준다. 정이는 아픈 게 아니었다고, 오빠가 병원 단골이라서 다행이라고. 그런데 가만 듣던 정이가 엄마를 말리며 귓속말을 한다.

“엄마, 단골은 쓸쓸해. 아프면 함께하려고 했는데…… 내 손을 잡아 주려고 했는데…… 내가 금방 나아서. 그리고…… 오빠는 나으려면 오래 걸려서.” (28쪽

‘정이 이야기’는 다섯 권에 걸쳐 정이와 혁이의 관계를 진지하게 다루어 왔다. 잘 먹고 잘 자고 조금 순진한 정이와 편식하고 예민하며 아는 게 많은 혁이. 두 아이는 달라서 아웅다웅하는 만큼이나 서로를 부러워하고, 닮고 싶어 하고, 이해하는 사이이다.

전작 『나는 망설일 거야』에서 혁이는 엄마 아빠에게 속은 정이의 억울함에 유일하게 귀 기울인 사람이다. 혁이는 정이와 힘을 모아 어른들의 사과를 받아낸다. 『나는 따로 할 거야』에서는 누구도 발견하지 못한 혁이의 속마음을 정이만 알아차린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정이가 혁이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정이는 오빠처럼 편식하는 아이가 되겠다고 결심할망정 혁이의 편식이 잘못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