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커서 어떤 사람이 되는 걸까? 사기꾼? 도둑? 강도?” 아이들 생활과 마음이 자연스럽게 담긴 이야기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태산이 시선으로 펼쳐집니다. 그 덕분에 아이들의 행동과 생각들이 아주 잘 드러납니다. 주인공 태산이는 자기가 한 행동들이 ‘양심에 털 난’ 사람이 할 법한 행동이라는 것을 깨닫고, 자기 인생은 이제 끝났다고 생각합니다. 커서 도둑이나 사기꾼, 강도가 되지 않을까 걱정하기도 합니다. 또 친구들 앞에서 자기 잘못이 다 드러났을 때는 학교에서 하루를 어떻게 버틸까, 아무도 자기한테 말을 걸지 않겠지, 초등학교 졸업을 못 할 수도 있겠구나 하며 걱정합니다. 어릴 때는 작은 일도 크게 느껴지고, 해결책이 없는 것처럼 보이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 여겼던 경험이 누구에게나 있습니다. 또 어린아이들은 내가 크면 어떤 사람이 될까, 혹시 나쁜 사람이 되는 건 아닐까 걱정하는 마음을 가지기도 합니다. 《꿀꺽 쓰레기통》에는 아이들의 이런 세세한 걱정과 마음들이 이야기 속에 잘 녹아 있습니다. 덕분에 양심을 삼키는 쓰레기통과 양심에 털이 자란다는 설정이 허무맹랑하게 읽히지 않고 오히려 현실을 잘 담아낸 효과를 불러일으킵니다.
“마음은 눈에 안 보이잖아. 느끼는 거지.” 친구 사이 든든한 우정을 담은 이야기
작가 공수경 선생님은 양심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친구 사이의 든든한 우정을 보여 주고 싶었다고 합니다. 양심에 털 난 행동을 한 태산이의 모습이 친구들 앞에 드러났을 때, 태산이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반 친구들한테는 손가락질 당하고, 하루하루 학교에 가는 것 또한 곤혹입니다. 그럴 때 끝까지 옆에서 믿어 주는 민율이 같은 친구 덕분에 태산이는 다시 일어설 용기를 얻습니다. 가장 친한 친구 한 명만 있다면 학교생활이 아무리 힘들어도 버텨 나갈 힘이 생깁니다. 반대로 학교생활을 하는 데 가장 힘든 일은 마음을 나눌 친구 하나 없는 것입니다. 아이들한테 또래 친구는 학교생활의 전부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도저히 풀 수 없을 것 같았던 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