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히 믿을 수 있다… 이 책은 진정성에 대해서는 틀림없는 느낌을 준다.”
《데일리 텔레그래프》
“이 기록을 흥미롭게 읽도록 만드는 것은 취약성에 대한 저자의 예상치 못한 인정이다.”
《타임스》 이주의 책
책 속에서
나는 그녀의 눈을 바라보며 이름을 물었다. 별다른 이유는 없었다. 단지 절차에 인간성을 더하고 잔인성을 덜어내고 싶었다. 힘겨운 숨결 사이로 그녀는 더듬더듬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그녀는 법대생이었다. 내 딸 제마도 법대생이었고, 그로 인해 내 마음은 더욱 무거워졌다. 나는 오른손으로 그녀의 차디찬 손가락을 잡고는 왼손으로 머리칼을 어루만졌다. 그렇게라도 말뚝을 시야에서 가려주고 싶었다.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흘러내렸다. “저 이제 죽는 거, 맞죠?” 그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부터 나는 외과의사 노릇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그녀의 말이 옳다는 것을 나는 부정할 수 없었다. 생의 마지막 시간을 고통스레 견디는 그녀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고작 위로를 건네는 것뿐이었다. 나는 그 시간만큼은 그녀의 아빠가 돼주기로 마음먹었다. 그녀의 머리를 감싼 채 그녀가 듣고 싶었을 말을 들려주었다. 이제 곧 잠들 거라고, 깨고 나면 모든 게 제자리로 돌아와 있을 거라고. 말뚝도, 고통과 두려움도 사라져 있을 거라고. ―「들어가며」 중에서
심장외과에 필요한 자질을 증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일반외과 수련을 거쳐야 했다. 모름지기 심장외과의는 훌륭한 손재주, 그것도 타고난 손재주를 갖춰야 했다. 대부분의 신체 기관은 외과의가 칼로 베고 톱으로 써는 동안 얌전히 자리를 지키지만, 심장은 움직이는 표적이요, 압력을 받는 혈액 주머니였다. 잘못 건드리면 격렬하게 피를 내뿜었고, 서툴게 다뤘다가는 리듬이 깨져 돌연 심정지를 일으킬 수 있었다. 둘째, 심장외과의는 심성이 단단해야 했다. 슬퍼하는 유족에게 죽음을 설명할 수 있고 수술실에서 질책을 당해도 씩씩하게 이겨내야 했다. 셋째, 심장외과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