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말 | 천강에서 달을 보다
혜국 | 여래의 씨앗을 심으라
법흥 | 비 온다고 해 없는 게 아니야
무여 | 쉬고, 쉬고 또 쉬어라
설우 | 깨달음은 정견에서 싹 튼다
혜거 | 풍랑 잠재우면 물속 보물 건지리라
용타 | 꽃은 한 송이로되 뜰에 향기 가득하네
휘정 | 지금, 싹 틔워라
마가 | 지금은 끝이 아니고 시작입니다
성파 | 풀꽃이 원하는 건 흙 한 줌
지선 | 실천할 때 경은 살아 숨 쉰다
법산 | 말 있는 곳에서 말 없는 곳으로
종광 | 깨달음은 늘 깨어있는 것
월운 | 어둠 속 보물도 등불 없으면 볼 수 없네
지운 | 연기도 마음이요 공도 마음이라
각묵 | 윤회에서 두려움을 보는 자, 비구
성찬 | 계율은 속박 아닌 대자유, 해탈의 길
혜총 | 어제 지은 악업 오늘 참회하라
지현 | 이름 없다 해서 향기도 없으랴
경선 | 천상의 물고기를 낚아야
원명 | 이 땅 어디에 있어도 수행자여야 합니다
자광 | 삼보의 언덕 위 한 줄기 거룩한 빛
혜자 | 마음 너머 평화를 향해 걷는다
금곡 | 바람길처럼 배려하는 마음으로 열어야
원택 | 돌 씹은 이빨 값 이젠 다 물었다
종림 | 화살 떨어진 곳이 과녁이길 바랄 뿐
그 스님 다 어디 가셨나
출가자가 아닌 보통의 사람들에게도 큰스님의 삶과 말씀은 자신을 다시 보게 하는 계기가 되지만 특히 후학들에게는 한평생 수행에 매진한 소탈한 삶 그 자체만으로도 본보기가 된다. 성철 스님을 모셨던 원택 스님의 경우 성철 스님을 시봉한 이야기를 책으로 내놓았을 때 ‘큰스님 이름으로 장사 하느냐?’는 질책도 받았다 한다. 그러나 그 책이 있었기 때문에 세대를 초월한 이 시대의 화두 ‘자기를 바로 봅시다’, ‘남모르게 남을 도웁시다’, ‘남을 위해 기도합시다’가 더욱 널리 세상에 알려진 것이 사실이다.
“무비 스님께서 저에게 한 말씀이 기억납니다. ‘내가 공부할 당시만 해도 범어사에 큰스님 참 많았지! 성철 스님만 대단했던 게 아니야. 그런데 그 스님 다 어디 가셨나?’ 하는 겁니다.”
원택 스님의 말처럼 동시대를 살아가는 수행자들의 생활과 뜻에 대한 기록이 없으면 가르침도 끝내 사라지고 만다. 저자 채문기가 이 시대의 선지식을 찾아 여행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천 개의 강에 천 개의 달이 뜬다
千江有水千江月
“하늘의 달은 하나지만, 강 위에 뜬 달은 천 개입니다. 강뿐만은 아닙니다. 산정 호수에도 천 개의 달이 뜨고, 동네 옆 흐르는 시냇가에도 천 개의 달이 떠 있습니다. 달은 불(佛이요 자비(慈悲라고 합니다. 달은 본각(本覺이요 원각(圓覺이라고 합니다. 달은 불성(佛性이요 진여(眞如라고 합니다. 달은 일물(一物이요 일심(一心이라고 합니다. 달은 법계(法界요 열반(涅槃이라고 합니다. 달이 가진 ‘참 뜻’을 품고 싶었습니다.”
저자가 큰스님과 마주앉아 꼭 여쭤본 말이 있다 한다. “어떻게 출가하게 되었습니까?” 이 질문은 단지 출가하게 된 이유만 묻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각자 어떤 생각을 하는 사람인지, 어떻게 살고 싶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그때와 어떻게 다른지 듣고 싶었을 것이다. 저자가 전해주는 큰스님들의 이야기 속에서 그 귀중한 깨달음을 볼 수 있다면 우리는 자신을 솔직하게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