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1. 슈퍼문이 뜨던 밤
2. 캐나다 시절
3. 햇볕 내리쬐는 삶을 향해
4. 건축가 되기
5. 권위와 씨름하기
6. 유럽의 발견
7. 로스앤젤레스에서 다시 시작하기
8. 홀로서기
9. 모서리 깎아 내기
10. 샌타모니카 주택
11. 물고기 모양, 다양한 모양
12. 세계 무대로
13.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첫 번째 시도
14. 구겐하임과 빌바오
15.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두 번째 시도
16. 뉴욕: 시련과 승리
17. 80대에 접어든 게리
18. 테크놀로지가 남긴 것
19. 드와이트 아이젠하워에서 루이뷔통까지
20. 기록물과 유산
21. 파리에서 과거를 살피고 미래를 내다보기
감사의 말
주석
도판 출처
참고 문헌
찾아보기
‘빌바오 효과’를 탄생시킨 독보적 건축가
퓰리처상 수상 작가의 글로 만나는 프랭크 게리의 생애와 업적
“빌바오 구겐하임 미술관은 마릴린 먼로의 환생이다. 그 스타일은 관능적이고, 감정적이고, 직관적이며, 표현주의적이다.” 20세기 인류가 만든 세계 최고의 건축물로 꼽히는 빌바오 구겐하임을 두고 건축평론가 허버트 무샴프가 남긴 말이다. 생명이 없는 건축물에 마치 영혼을 불어넣는 듯한 이 표현은, 미술관을 눈으로 본 사람이라면 동의하지 않을 수 없는 말이다. 마릴린 먼로의 나부끼는 치마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일렁이는 파도나 꿈틀대는 물고기를 떠올리게 만드는 이 건축물은 건축을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린 대표적인 사례로 언급된다. 프랭크 게리가 설계한 구겐하임 미술관이 있는 스페인 빌바오는 이 건축물 하나로 쇠퇴해 가던 공업 도시에서 연간 100만 명이 찾는 관광 도시이자 디자인 도시로 탈바꿈했다. 여기서 ‘빌바오 효과’라는 사회 현상학적 용어가 탄생하기도 했다.
저자 폴 골드버거는 이렇듯 주류 건축과는 다른 자신만의 독보적인 건축 세계를 구축해 나간 아웃사이더이자 예술가에 가까운 건축가 프랭크 게리를 동료로서, 가까운 친구로서 오랜 시간 지켜봤다. 『뉴욕 타임스』 등 유수 매체에 게리의 작업을 초기작부터 기록해 온 그는 뛰어난 건축 비평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책에는 빌바오 구겐하임을 비롯해 월트 디즈니 콘서트홀, 파리 루이뷔통 재단 건물 등 프랭크 게리를 대표하는 건축물이 컬러 도판으로 실려 있어 보는 재미를 더한다.
“실패보다 성공에 대처하기가 훨씬 더 어렵습니다.”
자기 복제와 브랜드를 뛰어넘는 길을 걷다
1969년, 하루짜리 심포지엄을 위한 스튜디오를 개조하던 프랭크 게리는 빠듯한 예산에 맞춰 골판지를 사용한 의자를 만들어 냈다. 나무만큼 단단하면서도 유연성이 높은, 동시에 아름다운 종이 가구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후 ‘이지 에지Easy Edges’라 이름 붙은 이 판지 가구는 대중의 호의를 얻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