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동윤 · 소통에 대한 사색과 실천을 위해
고영란 · Editor’s letter
이성철 ·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
장현정 · 모든 것엔 금이 가 있다. 그래야 빛이 들어온다.
정희준 · 소통 금지 사회의 기원, 그리고 매개 소통 사회의 이면
황규관 · 자신과의 대화로서의 소통
김형곤 ·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
이기준 ·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존재와 소통
류영진 · 일본적 소통으로 나아가는 한국, 한국적 소통을 시도하는 일본
강동진 · 큰 테이블에서 시작된 소통 이야기
조봉권 · 나는 왜 늘 ‘흥행’에 처참하게 실패할까
유 숙 · 정신장애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시선’
고윤정 · 소통의 기술
김지현 · 흰 콩떡 먹기
차윤석 · 공간, 그리고 소통
이한석 · 육지와 바다의 매개 공간, 워터프런트
김종기 · 소통 : 억압, 차별, 배제를 넘어
조재휘 · <접속>1997에서 <헤어질 결심>2022으로
심상교 · 신은 존재한다. 고로 나는 소통한다.
이번 호를 여는 첫 글은 이성철 교수의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이다. 이 글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소통의 실마리를 ‘언어’에서 찾으며 다른 사람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인 적이 있는지, 단지 묻고 듣는 데 그치지 않고 다시 묻고 듣는 일로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는지 질문하며 나를 돌아보게 하는 소통의 완전체는 ‘말 - 글 = 얼’이라고 말한다. 그리하여 말들이 돌아오는 시간은 아프지 말라고 어루만지는 실천이 된다.
호밀밭 장현정 대표는 「모든 것에 금이 가 있다. 그래야 빛이 들어온다.」를 통해 소통의 어원과 그 진정한 의미에 대해 환기한다. 소통(疏通의 소(疏는 성기게 짠 직물의 올 모양을 본떠 만든 글자라 성긴 올 사이로 거침없이 통과하는 데서 유래했다. 엉성하게 성긴 서툶이 소통의 기본 태도가 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그렇게 서로 스며들 수 있는 틈이 있어야 통할 수 있는 그것은 서로의 모자람을 있는 그대로 품어 안으면서 서로에게 흐르고 함께 두루 퍼져나가는 것이다.
정희준 교수의 「소통 금지 사회의 기원, 그리고 매개 소통 사회의 이면」은 ‘허락받은 질문’, ‘규정을 준수한 소통’만 가능하게 하여 의도치 않게 획일적인 선택을 강요한 한국사회가 ‘소통’보다 ‘연결’이 더 중요하게 된 원인과 다양한 온라인 채널을 통해 기대했던 미디어 민주주의가 착각이었음에 대한 문제의식을 보여준다.
황규관 시인의 「자신과의 대화로서의 소통」은 ‘우리가 사는 풍요의 시대 자체가 소통을 염두에 두지 않는 시를 쓰게 하는 현실적 배경’이라며 우리가 돌아가야 할 길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나 고성능 디지털카메라에 기대려는 문학적 시도들에 맞서 자기 자신과의 대화를 회복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김형곤 교수는 「커뮤니케이션이란 무엇인가?」에서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운 이유가, 상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이라며 나와 다른 타인의 존재를 인정해야 비로소 가능해지는 커뮤니케이션이 활발해질 때, 우리 사회는 한 발짝 더 나아갈 수 있다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