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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애도하는 게 일입니다 : 죽은 자와 남겨진 자의 슬픔을 위로하는 마음
저자 김민석
출판사 지식의숲(넥서스
출판일 2023-01-10
정가 15,000원
ISBN 9791166834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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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_ 시작을 위한 변명

1장. 일상에 스며든 죽음
바로 여기에, 저곳에, 그리고 당신의 지척에서
무연고사망자는 누구일까?
부고를 알리러 왔습니다
죽음이 반복되는 곳
허락된 공간
어느 챔피언의 장례
간병살인
최선을 위해 손을 놓아야 한다
삶의 잔금

2장. 무연고사망자가 아닙니다
원해도 치를 수 없는 동생의 장례
집에 가자
서울 시민이 아니면 술도 못 올려요?
아이들을 위한 것은 분노의 화염병이 아니다
깜빡한 사람
볼모로 잡힌 친구의 시신
불인지심의 인연
누군가의 마음이 머무는 곳

3장. 애도할 권리, 애도받을 권리
진심을 의심하는 사람들에게
장례를 부탁합니다
장례를 준비하자
예상하지 못한 이별
어르신에게 보내는 편지
가장 중요한 것은 애도입니다
치즈가 사라졌다
선택지가 없는 애도
무결한 삶은 없다

에필로그_마지막을 기다리는 사람들
무연의 죽음에 허락되지 않은 슬픔들
“지금 이 순간, 애도는 나의 몫이다”

저자가 처음 이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은 2020년이었다. 월급 노동자가 되고 싶어서 일자리를 알아보다가 나눔과나눔에 지원했고, 그때부터 계속 무연고사망자의 장례를 지원하면서 살아가고 있다.
무연고사망자. 연고 없이 죽은 사람. 이 단어에 ‘세상에 연고 없는 사람도 있나?’라는 생각을 할지도, 자신은 이 단어와 전혀 관련이 없다고 단정 지을지도 모르겠다.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게 아니라면 살아가면서 인연을 맺고 사는 사람 한 명쯤은 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무연고사망자는 자신이 원하지 않아도 이 사회의 법에 의해 ‘분류’된다.

저자는 그렇게 사회 제도라는 이유로 많은 사람들이 무연고로 보건 위생상 처리되는 것을 보아 왔다. 그리고 무연의 죽음에는 애도조차 허락되지 않는 상황들을 목도하며 생각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몫은 애도하는 일이라고.

‘위패에 적힌 이름은 생전에 어떻게 불렸을까? 사람들은 어떤 마음으로 고인의 이름을 부르는 걸까?’
……장례에 참여한 사별자가 없었다. 이 순간 애도는 나의 몫이다. 그리고 카트에 놓인 관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뒤돌아 걸으며 생각했다.
‘고인의 이름이 불릴 때 어떤 마음이 담겨 있든, 내 일은 애도하는 것이다.’ (222,223쪽

‘무연고’라고 이름 붙인 사회,
애도할 수 없는 이 시대의 비통한 현실

무연고사망자라고 해서 무조건 연고가 없는 것이 아니다. 연고가 있어도 무연고자로 처리되는 경우가 훨씬 더 많다.

“동생을 무연고로 보낼 수 없어서 어떻게든 장례를 치르려고 했어요. 근데…… 사망진단서를 발급해 줄 수 없대요. 의료법인지 뭔지 말도 안 되는 이유 때문에 맏형인 제가 동생의 장례를 치를 수가 없어요.” (83쪽

동생이 죽었지만 장례를 치러 주지 못하는 한 남자의 절규는, 우리나라에서 애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우리나라의 장사법상 연고자는 배우자, 직계존속·비속, 형제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