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판 추천의 글
‘성스러운 동물성애자’로 깨닫게 된 사랑과 폭력을 향한 근원적인 질문
―강상중(도쿄대 명예교수
프롤로그
1장 인간과 동물의 부도덕한 관계
동물을 강간하는 짓이에요! + 소름 끼쳤던 ‘지렁이 남자’+ 제타의 멤버와 접촉하다 + 개를 아내로 둔 남자 + 유일한 동물성애 옹호 단체, 제타 + 첫 경험 + 자연스럽게 시작된 섹스 + 인간과 동물의 존재감이 동등한 공간
2장 주파일과 보낸 나날
동물의 퍼스낼러티 + 개와 말이 사랑받는 이유 + 쥐와 함께 사는 남자 + 훈육이 필요한 대등한 존재 + 독일의 개들 + 이름 없는 고양이 + 개는 배신하지 않아요 + 성욕을 케어하다 + 동물성애와 소아성애
3장 원하며 다가오는 동물
녀석들은 성인군자야! + 개가 원하며 다가오다 +묶을까, 묶일까? + 일본에서 만난 청년 + 주파일 레즈비언 + 냄새와 유혹 + 말에게 사랑을 느끼다 + 입이 무거운 남자들 + 말하기 곤란함과 떳떳지 못함
4장 금지된 욕망
즐겁고 그늘 없는 섹스 + 성폭력의 기억 + 쾌락의 정글 + 나치를 향한 반동 + 성의 억압 + 동물성애는 합법인가? + 터부의 배반
5장 나눠 가진 비밀
주파일이 된다는 선택 + 장애를 지녔다는 것 + 몸을 맡기다 + 연인이 털어놓은 이야기 + ‘두 사람’과 ‘한 마리’의 실천 + 19세의 결단 + 커밍아웃
6장 로맨틱한 주파일들
동물을 향한 시선 + 병자 취급 + 성폭력의 본질 + 반론을 허락지 않는 사랑
에필로그
맺음말
주요 참고문헌
한국어판 해제
섹슈얼리티, 종種보다 관계성 ―정희진(이화여대 초빙교수
2019년 제17회 〈가이코 다케시 논픽션상〉 수상작!
“이 작품을 읽기 시작했을 때, 먼저 무섭고도 역겹다는 생각에 도망치고 싶었다. 하지만 읽어나가면서 그런 반응이야말로 ‘다양성’의 정반대편에 있는 ‘편견’과 ‘차별’이라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다나카 유코(일문학자, 호세대 전 총장
“독일의 주파일과 만나, 놀라고 당혹스러워 하면서도 차차 치유되어가는 과정을 그린 이 충격적인 논픽션은 한편으로 금기를 파괴하는 하나의 ‘문학’이기도 하다.”
-후지사와 슈(소설가, 아쿠타가와상 수상자
“금단의 영역이라고 말할 법한 동물과의 성교를 통해, 폭력 없는 커뮤니케이션의 가능성을 찾고자 하는 저자의 진지한 열정에 경의를 표할 수밖에 없었다.”
-강상중(정치학자, 도쿄대 명예교수
“나는 ‘사랑’을, ‘섹스’를 잘 모르겠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10년 동안 파트너에게 성폭력을 당했던 자신의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놓는다. 이 문제에 정면으로 맞서보려고 반대 집회에도 참가해 봤지만, 상처에서 벗어나는 데 실패한다. 그리고 자신에게 절실했던 질문, “사랑과 섹스란 무엇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20년이나 지속되어 온 마음속 응어리를 풀기 위해 39세에 교토대학 대학원 문화인류학과에 진학한다. 연구 분과는 섹슈얼리티였지만 논문의 테마를 자신에게 직접적인 문제였던 ‘가정 성폭력’ 이 아니라 ‘동물성애’로 좁히고 제타를 찾아 여행을 떠난다. “사람과 동물이 종을 뛰어넘어 섹스한다는 것은 인간이 지닌 사랑과 섹스에 관한 의미를 근본적으로 되묻는 것인지도 모른다.”라는 아주 작은 희망과 무모한 결의를 가지고서. “예외는 상태의 본질을 비춰낸다.”(카를 슈미트라는 경구처럼, ‘동물성애자’라는 예외적 존재를 지렛대로 삼으면 산처럼 굳건한 ‘관습’이나 ‘도덕’ 같은 기준을 넘어 인간을 다시금 바라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기대였다. 그렇게 저자는 총 4개월 동안 제타 회원들의 집에 머물며 남녀 22명과 일상을 공유한다.
개를 아내로 둔 남자, 일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