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문
한국 풍류 사상의 맥락
새벽을 연 무애인(無碍人 원효
불의의 시대에 의를 지킨 김시습
절개와 의기를 살린 문인 남효온
송도삼절의 고고한 선비 서경덕
태백북두와 같은 도학자 퇴계 이황
경(敬과 의(義의 선비 남명 조식
흙담집 민중의 벗 이지함
조선의 삼당시인(三唐詩人 이달
호방하고 주체성이 강한 명문장가 임제
혁명을 꿈꾼 쾌남아 허균
유랑벽이 심한 괴짜 화가 칠칠이 최북
태양을 거부한 방랑 시인 김삿갓
지행일치의 독립운동가 이회영
파계가 두렵지 않은 진짜 승려 한용운
화초 ‧ 시조 ‧ 강호와 함께한 이병기
조선의 얼을 지킨 선비 정인보
저항과 씨ᄋᆞᆯ 정신의 야인(野人 함석헌
법의(法衣 속에 성의(聖衣 입은 사도법관 김홍섭
벽을 넘어선 자유로운 영혼 문익환
생명사상의 새 길을 연 장일순
한 점 삿됨 없이 자유롭게 살다 간
한국의 풍류 인물 20인 이야기
한국 역사에서 거침없는 당당한 태도로 한세상을 자유롭게 살다 간 풍류 인물 20인의 이야기이다. 그들의 삶과 정신세계를 통해 우리 고유의 풍류 사상의 맥을 짚어냈다.
풍류 사상이란 법이나 제도, 세간의 평가를 초탈하여 삿됨이 없이 살면서도 천하의 대도를 위해 몸을 던지고 자유로움을 추구하는 정신과 생활 태도를 말한다. 우리 민족의 정신사에서 매우 중요한 영역을 차지하고 있는 풍류 사상은 근대 이전까지 한민족 고유의 흥과 정취, 정신세계에서 지대한 의의를 지니고 있다. 이 책은 풍류 사상이 우리 민족의 역사를 살찌우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 보여준다.
현대사 인물 평전 작업에서 독보적 영역을 구축한 저자는 이 책에서 인물사 천착의 범위를 확장하여 지금은 자취가 희미해진 한국의 풍류 정신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저자는 자유로운 영혼으로 한 점 삿됨 없이 살다 간 풍류 인물들의 생애를 통해 21세기 우리의 속물화된 모습을 비춰보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는 풍류, 풍류인을 다음과 같이 말한다.
“유교의 본질은 이욕을 버리고 인간 본성을 살리는 것, 불교의 본질은 아집에서 벗어나 불심을 찾는 것, 도교의 본질은 인간의 허위를 버리고 무위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을 말한다. 따라서 풍류는 이와 같은 삼교를 접화군생(接化群生한 인간의 가장 원초적이고 본질적인 사고라 할 수 있으며, 풍류인은 이에 따른 삶을 살고자 하는 사람이다.”
저자는 한국의 대표적인 풍류 인물 20인을 선정하는 데 나름의 원칙을 세웠다. 아무리 풍류 정신으로 풍류적인 삶을 살았다 해도 대의와 정도를 벗어난 인물은 배제했다. ‘중국 정신’이 깊게 배어 있거나 입신출세와 보신주의적 처신, 친일 행적이나 군사독재에 협력한 인물 역시 배제했다.
이 책에서는 자유와 철학과 시문과 신념을 갖고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자세로 역사에 위대한 족적을 남긴 걸출한 인물 20인을 골랐다. 퇴계 이황처럼 조선시대 최고의 관직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