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제_팬데믹 시대 인간의 조건(정희진
프롤로그_봉쇄 속의 빛
1장 도시가 순식간에 멈춰 서다
1월 23일 난 일이 터져도 냉정한 사람이다
1월 24일 세상이 무서울 정도로 고요하다
1월 25일 가 본 적 없는 길
1월 26일 봉쇄된 사람들의 목소리
2장 다시금 내 자리를 찾다
1월 27일 이렇게 터무니없는 세상에서
1월 28일 우리가 연결망이 되어 보자
1월 29일 넌 혼자가 아니야
1월 30일 무력감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서
3장 갇힐 수는 있어도 멈출 수는 없다
1월 31일 판타지 같은 일상생활
2월 1일 불확실한 상황에서 살아간다는 것
2월 2일 누군가 다리에서 뛰어내렸다
2월 3일 타인과의 연결을 모색하다
4장 살아 있다는 건 우연이자 행운일 뿐
2월 4일 개도 마스크를 썼네
2월 5일 “다 지나간다”고 쉽게 말하지 마세요
2월 6일 사탕 한 알의 행복
2월 7일 공정하지 않은 죽음
5장 아마도 이게 마지막 외출
2월 8일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어 준 밤
2월 9일 인간의 하찮은 비밀 하나
2월 10일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것
2월 11일 폐쇄형 관리가 시작됐다
6장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
2월 12일 봉쇄된 도시에서 가정폭력 피해자가 살아남는 법
2월 13일 자유가 없습니다
2월 14일 마지막 외출이 될지도 모르는 오늘
2월 15일 마법의 도시
7장 지정감시거주자의 일상
2월 16일 주민임시통행증
2월 17일 세상의 일부분이 사라졌다
2월 18일 선택지 없는 선택
2월 19일 행동이 희망을 불러 온다
8장 집단적인 삶, 다양한 일상들
2월 20일 봉쇄 해제의 조건
2월 21일 단톡방 하나로 압축된 삶
2월 22일 혐의를 뒤집어쓴 공동구매
2월 23일 같은 시공간, 다른 경험들
9장 결코 행복하지는 않은 행운아들
2월 24일 훠선산병원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들
2월 25일 봉쇄 해제에 대한 상상
2월 26일 언제쯤 저 문을 걸어서 나갈 수
“난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하고,
그렇게 봉쇄를 깨야 한다.”
‘어느 페미니스트의 우한 생존기’라는 부제를 단 《우리는 밤마다 수다를 떨었고, 나는 매일 일기를 썼다》는 봉쇄가 시작된 2020년 1월 23일부터 3월 1일까지 39일 동안 궈징이 SNS에 올린 일기 모음이다. 고립감을 이겨내고 정보를 모으기 위해 매일 밤 친구들과 나눈 화상 채팅 이야기, 아프지 않아야 한다는 의무감으로 꼬박꼬박 밥을 챙겨 먹고 운동을 한 이야기, 틈틈이 나간 산책 그리고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들 이야기, 봉쇄된 도시에서 일어나는 비상식적인 사건과 일상의 소소한 일들, 고립된 채 지내는 그의 내면 풍경이 담겨 있다.
하지만, 거리뿐 아니라 사람들의 목소리까지 봉쇄되던 중국에서 궈징의 개인적인 일기는 더 이상 개인적인 것에만 머물지 않았다. 총 조회수가 200만 회에 달하는 그의 일기는 어느새 중국 각지의 수많은 사람들이 서로 연결되어 불의한 사회를 고발하고 연대하며, 앞날이 불투명한 시기에 위안과 희망을 주고받는 통로가 되어 있었다.
“인터넷에서 어떤 사람이 리원량 추모 활동을 제안했는데, 밤 8시 55분부터 9시까지 불을 끄고 묵념한 뒤, 9시부터 9시 5분까지는 빛을 내는 거면 뭐든 손에 들고 창밖을 비추면서 다 같이 호루라기를 불자는 것이었다. (중략 내 방 창문 밖으로 보이는 건물은 평소 빛이 드문드문 얼마 되지 않는다. 그런데 9시가 되니 몇몇 건물 귀퉁이에서 미약한 빛이 반짝이기 시작했다. 그 순간 어둠 속에서, 우리는 서로가 서로에게 빛이 되었다. 그건 봉쇄를 뚫는 빛이었다.” (p.140
뿐만 아니라 《뉴욕 타임스》, 《뉴요커》, 《가디언》, BBC 뉴스, 《서울신문》 등 세계 여러 언론에 소개되어 봉쇄된 우한의 현실을 알리고 세계인의 연대를 넓히는 데도 기여했다.
“우리에겐 고립을 깰 무기가 필요하다.”
팬데믹의 한복판에서 경험하는 내일을 알 수 없는 막막함,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없다는 무력감, 시민을 책임지지 않는 국가에 대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