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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명 송환, 끝나지 않은 이야기 : 한국 사회 마지막 비전향 장기수를 기록하다
저자 민병래
출판사 원더박스
출판일 2022-09-02
정가 20,000원
ISBN 9791190136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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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문

김영식 | 내일 죽는다 해도 통일의 사과나무를 심겠다
양희철 | 삼백 마리의 생쥐를 잡아먹고 지켜 낸 사상의 자유
박종린 | 두 개의 나라, 두 번의 무기징역, 하나의 조국
양원진 | 신념을 지키고 정치적 삶을 완성하렵니다
박순자 | 이름이 셋인 여전사, 그녀의 마지막 소원 두 가지
김교영 | 지리산의 빨치산에서 길음동의 여관 주인으로
강담 | 고마운 아내에게 차마 얘기하지 못한 소원
박희성 | 분단으로 이산가족이 된 건 매한가지인데…
이광근 | 암호문과 무전기 대신 미싱을 잡다
조상이 | 열아홉에 남으로 내려온 소년, 일흔 노인이 되었습니다
오기태 | 우리에게 더 이상 시간이 없습니다

· 비전향 장기수, 그들을 더 이해하기 위해서
― 추천의 글: “그 사람은 당신네 나라 백성이 아닙니까?” _ 임헌영
― 해제1: 국가 폭력과 0.75평의 ‘광장’, 그리고 주체적 삶의 ‘틀’ _ 정찬대
― 해제2: 비전향 장기수 2차 송환, 시간이 없다 _ 권오헌

“비전향 장기수가 아직도 있어?”

과거에 이 문제에 관심을 가졌던 사람이라도, 지금 이들의 이야기를 꺼내면 이런 반응을 보일 것이다. 2000년 9월 2일 이루어진 장기수 송환이 워낙 떠들썩했던지라, 송환을 희망하는 모든 사람이 그때 돌아간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당시의 송환에는 조건이 있었다. 바로 ‘비전향자’여야 한다는 것. 한국 정부는 오랫동안 사상전향 제도를 두며, 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투옥된 이들에게 북한을 비판하고 공산주의를 버리겠다는 서약서를 쓰게 했다. 이를 끝까지 거부한 사람들만 송환될 수 있었다. 문제는 이 전향이라는 게 끔찍한 고문을 동반하며 강제로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하지만 당시 정부는 강제로 전향시켰다는 걸 인정치 않고, 전향이라고 판정된 사람은 송환을 허가하지 않았다.

그래서 1차 송환이 끝난 이후 돌아가지 못한 이들은 강제전향 무효선언을 하고 2차 송환을 촉구했다. 강제전향 무효선언을 한 이들과 1차 송환에서 신고 누락된 이들 등을 포함해 모두 33명이, 2차 송환 신청서에 이름을 올렸다(나중에 추가로 13명이 더 신청해 46명이 됐다.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도 “강제전향은 위헌적인 사상전향제도에서 비롯된 국가의 위법 행동이기에 강제전향은 전향이 아니다”는 판정을 내려, 송환을 희망하는 이들의 손을 들어주었다. 통일부에서도 2005년경부터는 ‘2차 송환 희망자’를 ‘비전향 장기수 2차 송환 희망자’로 정식 명명하며, 강제전향당한 이들도 비전향 장기수로 인정했다.

그러나 그와 별개로 2차 송환 길은 열리지 않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9년 동안 송환 이야기는 쑥 들어갔고, 문재인 정부 때도 2차 송환은 공식 논의되지 않았다. 당연히 앞으로도 전망은 어둡다. 이런 상황에서 이 책이 작은 불씨라도 될 수 있기를 저자는 간절히 소망한다.

돌아가지 못한 11인의 사연

저자 민병래는 2020년 봄에 우연히 미송환된 비전향 장기수의 존재를 알게 되고 그때부터 그들의 삶을 기록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