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머리에
1부
이 희미한 삶의 실감
죽음의 눈으로 보라-고전을 읽는다는 것
1990년대, 시민의 문학-『문학동네』 100호에 즈음하여
충동의 윤리-“실패한 헤겔주의자” 김윤식론
재난, 재앙, 파국-기체 근대와 동아시아 서사
인물, 서사, 담론-문학이 생산하는 앎
2부
관조의 춤사위-복거일의 『한가로운 걱정들을 직업적으로 하는 사내의 하루』에 관한 몇 가지 생각
2019년 가을, 은희경에 대해 말한다는 것
스피노자의 비애-다소곳한 이야기꾼 정소현에 관하여
박화성, 목포 여성의 글쓰기
한글세대 이청준의 미션
3부
순하고 맑은 서사의 힘-최은영의 『쇼코의 미소』
신진기예 백수린의 작가적 가능성-백수린의 『폴링 인 폴』
무서운 사랑의 미메시스-이승우의 『사랑이 한 일』
이 집요한 능청꾼의 세계-성석제의 『이 인간이 정말』
이문구, 고유명사 문학-이문구의 『공산토월』
4부
2022년 여름, ‘K-’ 시대와 한국문학
루카치 『소설의 이론』 세 번 읽기
텍스트의 귀환-『무정』 『금색야차』 『적과 흑』을 통해 본 텍스트 생산의 주체와 연구의 윤리
국학 이후의 한국문학사와 세계문학-조동일의 작업을 중심으로
우정의 정원
“역사가 공동체적 기억의 기록이라면, 문학은 한 공동체의 마음의 기록이다.”
논리는 가볍게, 느낌은 단단하게, 문장은 부드럽게
날카로움보다 더욱 깊이 파고드는 부드러움의 힘
『우정의 정원』은 총 4부로 구성되었다.
이 책의 1부는 세계문학-고전의 가치를 조망하는 작업을 시작으로, 이 책에서도 가장 힘있고 야심찬 글로 채웠다. 「1990년대, 시민의 문학」은 ‘형용사-문학’, 즉 “문학이라는 단어를 명사가 아니라 형용사로 사유하는 것” “중요한 것은 문학이 아니라 문학적인 것”(47쪽이라는 서영채의 문학관을 집약적으로 만나볼 수 있는 장이다. 더불어 「충동의 윤리」는 김윤식이라는 한국문학사의 한 문제적 인물을 집요하게 추적하고 분석하는 동시에 헌사로까지 뻗어나가는 역작이다. ‘쓰기-기계’에서 ‘실패한 헤겔주의자’로 가닿는 김윤식에 관한 이 깊이 있는 분석은 평론가 서영채가 오랜 시간 천착해온 ‘윤리’와도 감동적으로 연결된다.
2부는 섬세한 수사학자로서의 면모를 만끽해볼 수 있는 글들로 채워졌다. 특히 「2019년 가을, 은희경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플라톤을 경유해 은희경의 데뷔작인 『새의 선물』에서부터 근작 『빛의 과거』까지를 분석해내는 촘촘한 작가론이다. “수사학은 을들의 것”이라는, “절대적 힘을 가진 존재의 화법은 단순할 수밖에 없”(208쪽다는 그의 문장-분석은 지금의 현실과 공명하는 것은 물론 문학의 존재 이유와도 이어지는 듯하다.
문학이 문학으로 자명해지는 순간, 테두리가 쳐지고 특정되는 순간, 문학적인 것은 휘발해버립니다. 고리타분해지고 진부해지는 것이지요. (… 경계를 넘어 유동하는 것이라면, 그리하여 우리의 앎과 마음, 공감과 느낌의 영역을 넓히고 깊게 할 수 있다면, 그런 것이야말로 우리가 기려야 할 가치로서의 문학이겠지요. 그런 걸 일컬어 문학적인 것이라고, 액체 문학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지요. _「1990년대, 시민의 문학」(49쪽
3부는 최은영, 백수린, 이승우, 이문구 등의 작품론에 할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