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며: 작은 덕, 큰 덕
프롤로그: 모든 길은 토리노로 통한다. 적어도 20세기에는
1장 이탈리아의 디트로이트, 이탈리아의 페트로그라드
2장 멜랑콜리여 안녕
3장 가난한 자의 포드주의
4장 내 생애 최고의 해
에필로그: 트라우마틱하고 드라마틱한
나오며: 작은 자유, 큰 자유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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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에서
“결국에 우리의 도시는 본성상 멜랑콜리하다.” 이탈리아 작가 나탈리아 긴츠부르그Natalia Ginzburg는 자신이 성장하고 생활했던 도시 토리노에 대해 이렇게 쓰고 있다. 그것도 같은 곳에서 같은 말을 두 번씩이나 반복한다. “이 도시의 본질적인 성격은 멜랑콜리이다.” 그리고 토리노에 대한 다음과 같이 아름다운 묘사를 통해 멜랑콜리의 감성을 표현하려고 한다. 그렇게 작가는 한낮인데도 황혼 녘처럼 느껴지는 잿빛 도시 토리노의 특징을 멜랑콜리하게 드러내고 있다._9쪽
이 책에서 쓰려고 하는 것도 바로 토리노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나 잊힌 덕성들과 자유들이다. 특히 고베티PieroGobetti와 그람시Antonio Gramsci, 그리고 무엇보다 고베티로부터 거대한 지적·도적적 영향을 받은 토리노의 반파시스트 자유주의 지식인들의 자유에 대한 끝없는 열망에 대해 쓰려고 한다. 그런 자유에의 열망으로부터 긴츠부르그의 “큰 덕들”도 생성되었을 것이다. 이 지식인들은 진정 자유주의적인 만큼 혁명적이었고, 진정 혁명적인 만큼 틀에 박힌 규칙과 관례를 혐오하고 새로운 변화와 모순을 환대하며 진실을 추구하고자 했다._16쪽
토리노는 그런 이야기들로 넘쳐나는 도시이다. 그런 점에서 이 피에몬테의 주도는 이탈리아 성당들을 밝히고 있는 스테인드글라스와 같다. 스테인드글라스는 문맹자들에게 성경의 내용을 보여주는 수단이었다. 20세기 토리노의 스테인드글라스들도 오늘날의 문맹자들에게 근대성의 성경을 보여준다. 여기서 현대의 문맹자란 20세기 역사의 강렬한 발전과 투쟁의 경험들을 기억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사람을 가리킨다. 토리노 교회에 발을 들여놓는 순간, 스테인드글라스가 20세기 역사에 내재하는 전형성과 다양성, 그 예외적인 성공과 실패를 환히 비춰줄 것이다._25쪽
그런 점에서 토리노는 혁명이 있는 디트로이트이자 산업이 있는 페트로그라드였다. 디트로이트의 은유에서 보듯이 토리노에는 피아트라는 거대한 자동차 기업이 포드의 본보기를 따라 새로운 생산 조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