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12
Ⅰ부 어떤 한 해, 가까운 옛날이야기
50년 만의 고향 방문
고향을 다녀온 지 열흘 만에 전화 한 통을 받다
두 번째 영광 방문
육십 몇 년이 지나 떨어뜨린 이야기
‘목소리 소설’ 작가를 토론하다
시국을 잘못 만난 사람들
어떤 기억과 어떤 기록
Ⅱ 부 일상에 대한 예의
1장 일상의 무게
위 캔 스피크…
올해도 스치고 싶은 사람들
노예 만들어 줄 일 있느냐고요
왼손과 오른손을 찬찬히 들여다보다
- 채의진 선생 작업장 풍경
우리 모두 위로가 필요하다
(자본주의적 가족을 사랑하는 방식?!
읽고 쓰기의 쓸모를 생각하다
올해 만나 보고 싶은 사람들
2장 글 안의 사람, 글 밖의 풍경
여성들의 혁명은 일상에서 시작한다
- 여성 독립운동가의 육필 원고에 누가 손댔을까?
학문이(도 패션 상품일까
〈기생충〉과 중산층 파국의 징후 읽기
내가 만난 가장 아름다운 여름 정원
역사가 부끄러움을 가르칠 수 있다면
어떤 가난과 어떤 가혹한 70년
글을 쓰다가 길을 잃다
오월 광주와 ‘우리 선생님’에 대한 사유
- ‘우리 선생님’이 던진 숙제 그리고 …
팬데믹 영화제 로드 무비를 상상하다
3장 일상에서 던지는 물음
장산곶매 이야기 좀 빌려도 될까요?
- ‘문제적 칼럼’이 되다
집에 대한 예의를 생각해 보는 시간
‘그들의 시간’과 만날 수 있을까
어떤 위로 어떤 감동 어떤 아름다움을
‘어떤 언어로 소통할 수 있는가’라는 물음
“살림 따라오나 봐라”
어떤 말하기와 읽어 주기의 힘
- 페미니스트 지식인의 ‘어떤 읽기’와 문해력
우리는 어떤 길을 낼 수 있을까?
에필로그
“원고지 칸을 메꾸는 일보다
마음속 빈칸을 채우는 일이 더 힘들다”
“원고지 칸을 메꾸는 일보다 마음속 빈칸을 채우는 일이 더 힘들다”는 저자의 고백은 긴 노트를 가로지르는 근본 정서다. 1부 〈어떤 한 해, 가까운 옛날이야기〉라고 이름 붙여진 긴 노트는 한국전쟁 중 좌우 대립이 가장 극심했던 지역으로 알려진 고향을 50년 만에 찾으면서 마주하게 된 가까운 ‘옛날이야기’다. 심하게 풍비박산된 한 가족사를 중심에 두고 고향 사람들이 들려주는 ‘가까운’ 옛날이야기와 전남 영광의 아픈 역사, 그리고 한국의 근현대사가 씨줄과 날줄로 엮인 현장을 읽는다.
이야기의 중심에 둔 한 가족사는 저자의 가족사다. 저자는 한 장의 대가족 사진이 찍힌 시대배경의 시간을 적시하고 독해한다. 1947년 겨울 저자의 할아버지 환갑 때 찍은 가족사진이다. 한반도에 두 개의 정부가 들어서기 전이다. 그 무렵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듯 할아버지 1남 2녀의 직계 스물여덟 명이 함께 찍은 사진이나 잔치 분위기는 느껴지지 않는다. 뭔가 어두움이 깔려 있다. 그 사진에 10여 명도 넘는 손자손녀가 찍혔는데 저자도 그 사진에 없지만 손이 귀한 집안에서 매우 중히 여겼을 장손도 없다, 사진에 친 손자는 둘째 집의 외아들 세 살배기 한 명뿐이다. 월북해서 집안에서 쉬쉬하게 된 큰집의 장손은 그때 북에 갔다가 길이 막혀 할아버지 환갑에 못 온 듯하다. 할아버지 환갑 사진에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어서 그 사진에 끼지도 못한 15개월배기 여자 아이가 사회학자가 되어 기억과 경험, 의식을 동원해 가족사진의 의미를 퍼내는 장면은 롤랑 바르트의 푼크툼(Punctum을 연상시킨다. 단순한 가족사진이라는 기호로 환원시킬 수 없는 그 이상의 의미를 간취하고 있다.
50년 만의 고향 방문 그리고 우연찮은 두 번째 방문
“어머니가 영광 선산에 묻히기로 마음을 정하지 않았다면 나는 아직도 고향 땅을 밟지 않았을지 모른다.” 책의 첫 구절과 같이 저자는 어머니를 모실 선산을 둘러보기 위해 50년 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