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생활 30여 년, 휴일도 없이 다람쥐 쳇바퀴 도는 일상에 권태감이 커갈 무렵 우연한 기회에 클래식에 마음이 열리고 난 후부터 틈틈이 음악 듣고 책 읽고 미술관을 다녔다. 음악과 책이 서로 어우러지는 즐거움을 느끼고 나 같은 문외한도 음악과 인문학의 즐거움을 누릴 수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많은 사람과 이 즐거움을 나누고 싶다는 소망 하나가 더해져 오늘에 이르게 되었다.
음악 하나에 인문학 하나. 둘이 함께 뿌연 허공을 채색하고, 헐거워진 흙의 틈새로 고개를 내미는 파릇한 새싹 같은 즐거움을 누리길 소망한다.
지친 일상으로 뿌옇게 흐려진 마음을 천연색으로 물들이는 음악과 인문학의 향연!
저자는 건조한 직장인의 삶에서 돌파구를 찾기 위해 인문학 책들을 탐독하던 중 클래식을 만났다고 한다. 한 걸음씩 음악 속으로 들어갈수록 굳어있던 심장이 뛰기 시작하고 기쁨과 황홀함을 체험한 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클래식과 인문단상』은 작곡가에 대해 흥미로운 에피소드가 눈길을 사로잡고, 그들의 위대한 유산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분석하는 감상보다 호응하는 감상으로 추천 음반과 연주까지 소개해 아직 클래식이 익숙지 않은 독자들에게도 친절한 길잡이가 되어 준다. 경쟁하듯 암기하던 클래식이 아닌, 곡의 윤곽과 선율의 흐름을 따라 그때그때 떠오르는 추억과 감정을 그려내는 저자의 독창적인 감상법은 음악을 감상하는 데에 정답은 없음을 증명한다. 음악적 여운을 이어받은 ‘인문단상’ 또한 이 책의 백미 중 하나로, 소개한 음악이 미술, 역사, 문학, 철학, 종교, 신화, 스포츠 등으로 이어져 머릿속에서 새로운 세상이 열리는 인문학적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다. 이러한 유튜브 알고리즘 같은 진행은 반복된 일상으로 굳어가던 생각에 균열을 일으켜 뜻밖의 아이디어로 응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