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향만리 - 부산 정신을 세운 사람들을 찾는 여정
잊혀진 지역 인물을 부르는 마중물같은 책
지금까지 우리는 지역에서 지속적으로 활동한 인물을 우리는 아무런 기준이나 잣대 없이 편의대로 끌어와 평가하고 정리하였다. 좀 더 체계적으로 그 인물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통해 부산과의 관계를 집중 조명하는 일에는 소홀했던 것이 사실이다. 사회단체나 연구소에서 이러한 일들을 하고는 있지만, 그 지역의 정체성과 인물의 삶에 대한 깊이를 다루지는 못하였다. 작가는 이러한 점을 비판하면서 열 네명의 지역 인물을 심도 있게 연구하였다. 부산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사진작가 최민식, 인간이라는 주제를 잡고 휴머니즘을 통해 세상에 보여준 가난함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된다. 부산대 초대 총장을 지낸 윤인구는 선각자적인 활동에도 불구하고 부산에서 잊혀져가는 인물로 기록되고 있다. 이병주 또한 지리산, 관부 연락선 등은 지금도 우리에게 좋은 작품으로 읽히기는 하지만 그의 문학적 업적을 연구하고 재조명하는 일은 아직도 아쉬운 것 같다. 한국 시조 문단의 대모격인 이영도 여사가 장전동 예일당에서 문학의 텃밭을 가꾼 일은 몇몇 만이 아는 중요한 사실이다. 해양사학의 새 지평을 연 김재승과 동네 한량춤의 대가였던 춤추는 사람 문장원, 부산학의 뼈대를 새운 향토사학자이자 소설가인 최해군, 독립운동가 박차정과 김형기는 우리가 잊어서는 안 될 인물이다. 먼구름 한형석의 예술적인 발자취 또한 다시 평가해야 할 것이다. 박창희 작가는 부산 정신의 인물 열네 명을 재조명한 부산다움에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계속 연구해나갈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