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_아직 쓰지 않은 용기
1부: 쉬운 미움 대신 어려운 사랑을
- I에게 쓰는 편지
- 그런 게 사람이죠
- 쓰게 하는 장면들
- 아무런 셈도 없이 돕는 사람
- 반딧불을 만나러 가는 밤
- 그렇게 되면 낭만이 없지!
- 지금 선 자리가 최선을 다한 자리
- 사소함의 목격자
- 어쩌면 오늘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겠지
- ‘멍문가’의 작은 세계
- 이야기를 기다리는 사람
- 꿈에서도 시간이 없는 거야
- 여러 번 첫눈에 반했던 집에서
- 인숙 씨가 살면서 가장 아낀 것
2부: 삶이 결국 우리가 쓴 시간이라면
- 오늘 하루가 다 내 것이었으면
- 다른 삶이 가능하다는 희망
- 나만의 퇴킷리스트
- 안 망했어요, 우리 좋은 실패들을 해요
- 마침내, 여백 있는 하루
- 부족해서 계속되는 세계
- 거기까지가 나예요
- 매일의 동그란 산책
- 사는 일을 소분하다 보면
- 오늘이란 계절 속에 있는 것들
- 여기 정말 좋다, 그런 말이 좋다
- 우리가 선을 넘을 때 생기는 일
- 거기가 나의 집이야
- 내일을 향한 화살표
- 어디든 갈 수 있어 무엇이든 될 수 있어
인용 도서
“괴로운 것을 피해 뒷걸음치는 인생 말고,
좋은 것을 향해 한 걸음이라도 내딛는 삶을 살고 싶어서.”
삶의 다른 가능성을 찾아 나선 이의 따사로운 성장 에세이
그날도 여느 날과 다를 바 없는 아침이었다. 거실 창을 열고 잠시 바깥 풍경을 바라보는데, 유독 평범한 장면에 조금 더 오래 눈길이 머물렀다. 이제 그만 출근 준비를 해야 한다는 자각이 들었을 때, 문득 문장 하나가 풍선처럼 부풀어 마음을 꽉 채웠다.
“아, 오늘 하루가 다 내 것이었으면…….”
잠깐. 좀 이상하지 않은가. 내 앞에 놓인 이 하루가 나의 것이 아니라면, 대체 누구의 것이란 말인지.
회사에 다니는 틈틈이 자기 시간을 갖고 일상을 소중히 꾸려가던 작가는 언제부턴가 뜻대로 쓸 수 있는 시간이 턱없이 줄어들면서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게 되었다.
“혼자가 된 밤이면 일기장 여백에 틈틈이 ‘진짜 가지고 싶은 시간’에 대해 적어보곤 했다. (… 그런 물음을 떠올리는 것만으로 덜 쓴 희망을 발견한 사람처럼 조용히 기뻐졌다.”
“다들 이렇게 살아”의 ‘다들’은 무사한 건지 자주 궁금해질 무렵, 그는 마침내 더는 이렇게 살 수 없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결심했다. ‘시간이 있는 삶’으로 건너가기로. 그러기 위해서는 당연히 포기해야 할 것도 있었다. 깊은 고민 끝에 회사를 그만두고, 휴가를 떠나는 길. 일 걱정 없이 떠나는 여행이 얼마 만인지 모르겠다며 감격하는 그에게 남편 강은 말한다. “그게 다 지금껏 열심히 일한 동생 덕분인 줄 알아.” 그러니까, ‘과거의 나’는 동생이고 ‘미래의 나’는 언니인데, 스물여섯부터 쉬지 않고 일해온 동생에게 지금의 삶을 빚진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여태 애써준 동생에게 고마워하는 맘으로, 미래에서 기다릴 언니를 생각하는 맘으로, 이제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더 많이 사랑하는 데 다가올 시간을 쓰기로 다짐한다.
“어디든 갈 수 있어. 무엇이든 될 수 있어.”
더욱 짙어지고 깊어진 김신지라는 세계
시간이 그에게 안겨준 선